파견일지#1 서울대학교 대학원 입시준비 - 파견교사 해볼까?에 대한 고민

 


#1 해볼까? #2 텝스부터 #3 교육청공고 #4 대학원요강 #5 자소서작성 #6 연구계획서 #7 면접준비까지
사이드바 [SNU_파견일지] 탭에서 확인하세요!👉👉

어느덧 파견생활이 한 학기가 지나갔고 종강한지도 벌써 한달이다. 이대로는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갈 것 같아 귀중한 시간에 어떤것들을 해볼까 고민하던 중에 하나가 파견생활에 대한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었다.

교직생활에 큰 포부와 야망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휴직없이 근 10년간을 매일 종소리에 움직이는 생활을 하다보니 아무리 학교가 좋아서 학교에서 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지만 변화가 필요했다. 중간에 인생의 큰 이벤트(?)가 없었기때문에 더 그랬을지도. 4년차 쯤에는 해외교사 파견에도 관심이 많았다. 아마 방사능이 걱정이 안되었더라면 차라리 영어보다 친숙하고 이방인임이 크게 티가 나지 않는 일본으로 지원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싱가포르도 점지해 둔 나라였지만 내가 대학원 파견을 마음먹기까지 결국 TO는 나지 않았다. 해외의 한국학교, 대학원 외에도 파견교사 시스템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가장 관심이 있던 부분이 해외 체류와 전공책을 보면 내가 예전에 이걸 공부했었나란 생각에 과거의 내가 대견스러워질 지경에 이르른 전공지식의 증발때문에 대학원 진학이었다. 


해외파견 희망국가의 TO가 나지 않는데다가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만 10년의 교직생활의 쉼표로 결국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내가 학문에 그렇게 높은 열정이 있는것도 아니고 무엇보다도 만만찮은 등록금을 납부하면서 직장과 학업을 둘 다 제대로 병행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때문에 파견을 신청해보기로 한 것이었다. 

교사를 대상으로 파견직을 받는 대학원은 서울대학교와 한국교원대학교이다. 일단 서울대의 진입장벽은 TEPS 시험이 아닐까 싶다. 다른 사범대 출신의 학부생들도 비슷하겠지만 일단 나는 학부생 시절 토익 한 번 준비해보질 않았고 수능 외국어 영역 시험지를 덮은 순간 이후로는 영어 공부를 해본적이 없었다. 그랬던 내가 다시 스스로 영어 교재를 사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거금의 인강을 결제해서 듣게 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그래서 고민은 나중에 하더라도 일단 텝스 점수나 만들어 놓자란 마음으로 3월말 즈음에 텝스 인강 한 코스를 결제했고 퇴근후에 열심히 수강했다. 왜그렇게 애들이 온라인 클래스 수업시간에 집중을 못하는지 알겠더라. 나부터도 집중이 안되고 잠깐만 쉰다는 것이 엎어져서 새벽 꼬박 자버리기도 했으니까. 여름방학이 시작했고, 완강까진 못했지만 한번만에 절대 성적이 안나온다는 친구들의 조언에 일단 모고 치듯이 쳐보자란 심정으로 방학 중간즈음 날짜를 잡아 텝스 시험을 쳤다. 다행히 입학점수는 간신히 넘겨 시험을 두 번 치르는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응시료도 비싸...)


일단 텝스점수를 만들어는 놨겠다, 교원대와 서울대 중 어디를 지원해 볼 것인가 고민을 해야할 때가 왔다. 9월 즈음이 되면 대학원 신입생 모집요강이 뜨고 교육청에서는 파견교사 신청을 받기 때문이다. 

내가 서울대를 지원한 이유는 이렇다. 일단은 서울대다. 그리고 집이 수도권에 서울대와 교통편이 연계가 잘 되어 있어서 통학이 편할 것 같았다. 동일한 전공이지만 다른 교수님께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내가 교원대를 지원하지 않은 이유는 이렇다. 학부졸업을 여기서 했고, 아마 여기서 대학원 생활을 했으면 상투를 틀고 거의 자연인처럼 캠퍼스를 누비고 다녔을지도 모르겠다. 추억의 장소라는 의미도 있지만 익숙하기도 너무 익숙하고 지금 거주하는 곳이 교통편이 좋지않아 매일 나가지는 않더라도 수업들으러 가는 날의 길이 너무 험난하다. 물론 기숙사를 사는 방법도 있겠지만 일단 차가 없는 나는 문화생활을 누리기 위해 시내에 나가기 위해 콜벤을 부르거나 거의 40분마다 한 대씩 있는 버스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물론 지금은 정문에만 나가면 도시와 같은(?) 카페도 있고, 배달음식도 더 다양하게 먹을 수(아마도) 있겠지만 말이다. 난 발달된 도시문명을 누리는 캠퍼스 생활을 해보고 싶었다. 하나 자식 떠나고 남겨질 부모님 걱정도 걱정이지만 너무 친해진 친구랑 떨어지고 싶지도 않았던 솔직한 심정...


무튼 그닥 거창하지 않은 이유로 서울대를 지원하게 되었고 근 15년만에 원서접수 사이트를 통해 원서를 제출했다. 난 정말 몰랐다. 내가 대학원에를 가게될지. 내가 내 돈내고 학교에 다시 공부하겠다고 원서를 접수하고 있다니. 역시 사람일은 모른다. 원서접수 이후의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써보기로 하고 파견교사 시스템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해보고자 한다.

대학원에 접수하고 교육청에는 파견교사를 신청한다. 이후 대학원 시험을 보고 최종합격이 되면 결과가 교육청으로 전달된다. 교육청에서는 대학원에 합격한 교사 중에서 파견대상자를 선정해서 알려준다. 대학원 발표 후 한달정도 후에 파견교사 선정 결과가 내려왔던것 같다. 

경기도의 경우는 보통 10명 정도를 매년 서울대 파견교사로 선정한다. 예를들어 서울대 대학원 시험에 합격한 경기도 교육청 소속의 파견희망 교사가 12명이면 10명은 파견직이 되고 2명은 파견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 파트타임 대학원생 생활을 하던가 휴직을 하는 방법이 있다. 합격자를 선정하는 방법에는 요강에도 나와있듯이 경력점수가 가장 크고, 이후에도 포상실적 등 여러 점수를 합산하여 파견교사를 선정한다. 그런데 문제는 한 과에서는 최대 2명까지만 선발되기 때문에 한 교과에 파견직을 신청한 교사가 많았으면 그만큼 불리한 것이다. 그리고 여러 점수중에 경력점수가 깡패라서 거의 경력순으로 파견을 내준다고 봐도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전체 파견 희망교사의 선발점수로 등수를 매겼을 때 1,2,3등이 모두 국어과라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한 교과에서 2명까지만 선발될 수 있기 때문에 3등을 한 국어과 분은 다른 선발대상 교사들보다 성적은 우수하나 위에 1,2등이 있기 때문에 파견직으로는 선발될 수 없다. 이것도 그 해의 파견직 여부를 좌우하는 가장 큰 부분인것 같다. 내가 지원하는 해에 우리과에 나보다 경력 많은 사람이 안 오기를 하늘에 맡길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내가 합격한 해에 과학 교과가 압도적으로 많아서 파견 합격소식을 전달하던 교감선생님께서는 "과학과는 이런거 좋아하나봐"라고 이야길 하셨다. 물론 과학과도 물/화/생/지 따로 최대인원 2명씩 배당된다.


Q. 정확하게 어떤 신분인가?

A. 대학교 입장에서는 그냥 일반 대학원생이고 교육청 입장에서는 유급휴직중인 교사인것 같다. 물론 대학원 시험을 칠 때도 교사를 따로 선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Q. 파견직이 되면 월급이 나오나?

A. 월급은 나온다. 담임수당과 교육연구비가 제외된 금액이 들어온다. 직전년도에 비담임이라 월급이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아닌 분들은 10만원 단위가 적게 들어오기 때문에 한 층 지갑이 얇아졌다고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학비는 알아서 내야한다. 참고로 교원대는 등록금이 서울대 절반도 안되는 것 같더라... 나도 나중에 알았지만...ㅎㅎ

Q. 방학이 있나?

A. 대학생처럼 종강~ 예~~가 아니다. 연구실마다 사정이 다른데 일단 우리는 기본적으로 매일 나간다.  

Q.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나?

A. 이것도 연구실마다 다르다. 보통은 오전수업에 맞춰서 나가고 마지막 수업에 맞춰서 퇴근하곤 한다. 아침수업이 없는 날에는 10~11시 즈음 도착하고 보통 5시에 학교에서 나서게 된다. 


Q. 연가같은건 어떻게 쓰나?

A. 나이스 상신은 잠시 잊어라. 언제 어디를 가는지 나이스에 올릴 필요는 없다. 해외는 모르겠지만 3일간 휴가를 가고싶다 하면 그냥 연구실에 안나가는 것이지 나이스에 상신할 필요가 없다. 물론 휴가를 갈 수 있는지는 연구실 동료 혹은 교수님과 상의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오히려 학기중에 수업을 째거나 없는 요일을 이용해 휴가를 다녀오기도 했다. 

Q. 파견교사 = 노비라던데...

A. 일반 대학원생은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중간에 휴학도 하곤 하지만 우리는 2년이라는 정해진 시간이 있기 때문에 중간에 그만둘 수 없다는 약점(?)을 교수님께 잡힌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한 마디로 도망갈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등골 뽑힌다는 건데 이것도 물론 어떤분이 지도교수님이 되시는지에 따라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겠다. 이런 후기를 여러 루트로 들었는데 일단 본인에게는 일어나지 않았다.

다음편은 대학원 면접 준비과정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