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송네 피요르드 Sogne Fjord 파헤치기 [] 베르겐~보스~구드방겐~플롬~뮈르달~오슬로까지, 빙하지형이 눈앞에!

피서를 위한 여행, 2013년도의 여름 핀란드~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의 북유럽 여행기입니다. 내용은 2020년도에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운영시간은 계절에따라 달라지기도 하며 정기적인 휴관일 뿐만 아니라 성탄절, 주현절, 새해 등 특정일에 휴관하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하시고 일정을 짤 때에는 구글지도나 본 사이트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첫 유럽 여행지를 북유럽으로 선택하고 노르웨이를 여행하고자 마음먹었을 때, 노르웨이에서 가장 보고 싶었던 것은 피요르드(Fjord) 풍경이었습니다. 그래서 노르웨이는 대부분 관광지를 방문하는 일정이 아니라 피요르드 투어가 중심인 일정입니다. 노르웨이에는 여러가지 피요르드를 관광하는 코스가 있는데 그 중 오슬로에서 출/도착하기 가장 무난한 송네 피요르드(Sogne Fjord) 코스를 여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송네 피요르드를 여행하기 위한 일정이나 넛셀패스에 관한 설명은 다음 링크의 포스팅에서 확인해주세요!
송네 피요르드 투어를 위한 넛셀패스 파헤치기 [◁ 클릭]




첫 번째 스팟, 보스 Voss
베르겐에서 기차로 한 시간을 달리면 보스라는 곳에 도착합니다. 보스 기차역에 하차하면 근처에 구드방겐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보스는 노르웨이 송네 피요르드의 한 가운데 위치한 지역이며 14000명이 거주하는 호달랜드 주에 가장 큰 지자체 중 하나입니다. 여름에는 피요르드 투어를 하는 사람들로, 겨울에는 스키를 타러 오는 사람들로 붐비는 도시라고 하네요. 이곳에서는 래프팅, 카약투어, 산악 승마, 낙시, 패러글라이딩, 스카이다이빙, 골프, 여러 수상스포츠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레포츠 활동 뿐만 아니라 보스는 음악이나 민속예술, 공예품, 전통음식으로도 유명합니다. 음악 축제인 보스재즈와 오사 페스티벌과 같은 명소도 있지만 스말라호브(소금에 절인 양머리고기)와 같은 전통음식도 인기있다고 합니다.

에크스트렘스포트베코는 매년 보스에서 개최되는 스포츠와 음악축제로 위에서 이야기한 다양한 레포츠 활동이나 대회가 개최되어 많은 방문객들이 몰려듭니다.

저는 레포츠를 할 예정이 없으므로 보스에서는 바로 구드방겐으로 향하는 버스를 탑승합니다. 여기서는 보스가 고도가 높고 구드방겐이 고도가 낮기 때문에 1시간 가량을 구불구불한 계곡길을 계속해서 내려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 속에 자리잡은 작은 마을이 보이기 시작하면 거의 다온 것입니다.





두 번째 스팟, 구드방겐 Gudvangen
구드방겐은 2005년부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으며 그 뜻은 물가에 있는 신들의 들판을 의미합니다. 이 작은 마을에는 12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수풀의 초록빛과 물의 푸른빛이 어우러진 이 작은 마을은 1세기 넘게 관광객들을 이끄는 곳입니다. 이미 19세기 말부터 타지역에서 온 유람선들이 구드방겐으로 들어오기 시작했으며 구드방겐 지역의 사람들은 호텔을 만들고 그로 가는 가파른 길을 만들어 관광객들이 움직이기 편리하도록 도모했습니다. 


독일의 카이저 빌헬름은 개인 요트를 타고 구드방겐에 수차례 방문했으며 다른 관광객들처럼 스탈하임으로 여행했다고 합니다. 네로엘바 강에서는 연어가 많이 잡혀 관광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유람선을 탑승하기 전에 선착장 근처를 산책했습니다. 처음 베르겐에서 출발할 때에는 날씨가 좋았는데 구드방겐에 도착하니 산허리마다 구름이 걸려있어서 곧 비가 내릴 기세였습니다. 결국 유람선을 탈 즈음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유람선에서는 거의 실내에 있어서 경치도 못봤네요..


구드방겐에서 유람선을 타고 가는 곳이 바로 빙하침식 지형은 U자곡입니다. 보통 강물의 흐름과 그 속의 퇴적물로 강의 바닥이 침식되면 하도의 중앙이 깊게 파이는 V자곡이 형성되지만 이는 빙하조각들이 지나가면서 하도의 양쪽 측면을 침식시키면서 떠내려 가기 때문에 중앙이 깊지 않게 침식되는 U자곡이 되는것이죠. 

이 U자곡은 중고등학교 사회나 과학교과서에서 한번쯤은 배우게 되는 지형입니다. 저도 U자곡을 배울때 땅에서 떨어져나온 커다란 빙하가 강을 따라 지나가면서 강의 양쪽 벽을 긁은 지형이라 생각했는데 완전 잘못된 개념이었습니다. 빙하 하나가 아닌 여러개의 빙하들이 함께 우르르 지나간 흔적으로 훨씬 폭이 넓은 지형입니다. 백날 책을 통해 보는것 보다 실제로 한번 보는게 더 효과있다고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유람선을 탑승하는 시간이 짧지 않기 때문에 배 안에서는 샌드위치나 음료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베르겐에서 출발할 때 마트에서 샀던 여러 간식거리와 배 안에서 산 연어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빵이 바게트 빵이라 많이 질기더라구요. 턱 나갈뻔



실내 갑판은 지하라 전경을 볼 수 없었어요. 대신 모니터가 있어서 바깥 풍경을 화면으로 볼 수 있는데 잠깐 비가 그친 것 같아 나와서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아기자기하게 집들이 모여있는게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평화로움은 잠시, 갑판 위에서 아주 역동적인 장면이 펼쳐집니다. 중국 관광객들이 올라와 자신들의 과자와 빵을 들고있으면 갈매기들이 달려들어 낚아채 가는데...! 많은 사람들이 배에 줄지어 음식을 들고 서있고 갈매기들이 달려드는 장면을 상상해 보세요. 순식간에 배 위가 시장판이 되었습니다 ㅋㅋㅋㅋ 여튼 평화로움은 짧게 끝났으나 배에서 내릴때 즈음 비구름이 걷혀서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 스팟, 프롬/플롬 Flåm

플롬은 플롬철도가 시작되는 기점인 동시에 노르웨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유람선 선착장으로 약 40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있는 마을입니다. 1980년대에 플롬의 주민들은 대부분 농부였고, 오늘날은 대부분 관광이나 철도산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플롬의 발달한 관광 산업의 기원은 영국 관광객들이 플롬 강가에 낚시를 하러 오기 시작했던 19세기 말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 여행자들을 위해 호텔이 세워질 기반이 마련되었고 이륜차를 타고 화려한 경치를 여행해 온 관광객들이 꾸준히 이어져 왔습니다.
1909년 베르겐 철도가 개통되면서 플롬은 오슬로와 베르겐 사이의 열차와 피요르드 증기선을 타고 여행하는 승객을 수송하고, 우편과 화물을 운송에서도 갈림길의 역할이 되었습니다.

플롬에서는 산책코스를 따라 걸을 수도 있고 꼬마열차를 타고 플롬 일대를 둘러볼 수도 있습니다. 혹은 자전거를 대여해 이동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관광객이나 여행객이나 다들 서로 마주치면 반갑게 손흔들거나 미소를 보내며 인사합니다.


산책코스 중에 철도박물관이 있어서 들러 보았습니다. 플롬철도를 포함해 노르웨이의 중앙 철도회사인 NSB철도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기차 모형이나 실제 기차칸도 옮겨져 있고 승무원들의 유니폼이나 옛날 사진 등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었습니다.

플롬에서 한 바퀴 돌고나면 송네 피요르드 투어의 종착역인 뮈르달을 향해 산악열차를 타고 이동합니다. 산악열차는 높은 고도의 산 둘레에 철길을 내어 달리는 산악열차인데요, 속도도느리고 경치도 멋져서 마지막으로 피요르드 지형을 눈에 담기 좋은 곳입니다. 바깥쪽이 경치를 보기 좋기 때문에 먼저 자리가 선점 되더라구요.





네 번째 스팟, 뮈르달 Myrdal

뮈르달은 플롬 철도의 또다른 종착역으로 기차로만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이며 베르겐 철도의 두 터널인 그라바할스 터널과 바트나할스 터널 사이에 위치합니다. 이 지역에는 몇몇의 산장과 호텔이 있지만 도로로는 연결이 되어있지 않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승객들이 피요르드 관광을 위해 플롬철도를 탑승했다가 베르겐이나 오슬로로 향하는 기차를 환승하는 역이기도 합니다.

뮈르달에서는 시간이 많이 있지 않아서 멀리 이동은 할 수 없었습니다. 고도 866m에 위치한 뮈르달역사 옆의 카페에서 한국이었으면 절대로 주문하지 않았을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 잔 마십니다. 얼죽아 회원인 내가 한여름 야외에서 뜨아라니...! 계속 야오에 있기도 했고 고도가 높다보니 서늘해서 절로 따뜻한 음료가 생각나는 기온입니다. 여기서부터 자전거를 빌려서 타고 이동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송네 피요르드를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커피도 한잔 다 못마셨는데 어느새 오슬로행 기차가 왔습니다. 다음기차를 타고 싶을 정도로 뮈르달도 어떤 도시인지 둘러보고 싶고 멀리 산등성이에 언제부터 쌓여있었을지도 모르겠는 만년설을 보면서 따뜻한 커피라도 다 마시고 타고 싶었는데. 이 기차를 타야 오슬로에 저녁 10시대에 도착하기에 의자에서 떨어지지 않는 다리를 일으켜 오슬로행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풍경을 보았고 모든 코스를 완벽하게 클리어 했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은 무엇이었을까요.
아쉬운 마음에 긴 기차여정동안 해가 지기 전 까지라도 바깥 풍경을 눈에 담으려고 했습니다. 송네 피요르드 투어는 보스부터 뮈르달까지 반나절 정도를 외부에서 보내기도 하고 높은 고도나 비가 갑자기 내리기도 하는 변덕스러운 기온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여름에 여행하시더라도 워터프루프 바람막이나 가벼운 우산 등을 챙기시는게 좋겠습니다.


아득한 옛날부터 빙하들이 움직이면서 깊고도 넓은 강을 만들고, 산 정상에서 떨어져 나오며 날카로운 봉우리를 만들기도 하고, 하나씩 내려앉은 눈송이들이 만년설을 이룬 시간을 생각해 보면 한 명의 인간으로서 인생은 정말 찰나의 순간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쯤 기회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번엔 트룀쇠 지역에서 피요르드 투어를 해보고 싶습니다. 하루종일 해가 지지 않는 백야현상도 궁금하고, 오로라도 한번 보고싶은데 두가지를 동시에 볼 수 없어서 큰일이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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