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 파헤치기 1일차 [] 프란츠 리스트 공항에서 시내로, 미친 부다페스트 야경

삭막함의 멋, 헝가리~오스트리아~체코 겨울 자유여행기

2015년 1월, 체코항공을 이용해 체코 프라하 공항에서 바로 환승하여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여행하고 오스트리아 빈/비엔나와 체코 프라하, 체스키크롬로프 여정의 여행기입니다. 겨울 여행지로 유럽 어느 도시를 여행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왠지 동유럽이 겨울 분위기와도 잘 어울릴것 같다는 막연한 상상에 여행지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박물관 등 관광지의 운영시간은 계절에따라 달라지기도 하며 정기적인 휴관일 뿐만 아니라 성탄절, 주현절, 새해 등 특정일에 휴관하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하시고 일정을 짤 때에는 구글지도나 본 사이트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해당 여행기의 사진이 블로그 이전하는 과정에서 누락되었습니다^^;;)


추위도 많이 타면서 과감하게 겨울철 동유럽 여행지로 헝가리, 오스트리아, 체코를 선택한 이유는 제가 상상하던 겨울의 유럽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가장 잘 보여줄것 같은 단순한 생각에서 였습니다. 안개가 잔뜩 껴있고 차분하면서도 삭막한 동유럽의 도시 풍경. 화창하거나 뜨거운 햇살이 잘 어울리지 않을것 같은 그런 도시.


우리나라 겨울이 건조하고 칼바람이 부는 추위라면, 이쪽의 겨울은 습하면서 뼈가 시린듯한 추위라길래 핫팩을 많이 챙겨갔습니다. 몸에 붙일것, 발바닥에 붙일것, 눈이 올때를 대비해 등산화도 준비해갔지요. 등산화가 오바스러워 보이기도 했지만 출발직전 헝가리에 한파가 와서 길거리의 나무벤치가 아예 통채로 얼어버린 사진을 보고서 부랴부랴 장만해 간 신발이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여행했던 기간에는 다행히 그 정도의 추위는 아니라 여행하면서 컨디션이 안좋아 진다던가 너무 추워서 못나가겠다 그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하루에 두번씩 꼬박꼬박 핫팩을 바꿔붙여가면서 여행을 했습니다.

여행에 필요한 간단한 헝가리 국가정보를 알아보겠습니다.
수도 : 부다페스트
공용어 : 헝가리어
통화 : 포린트 HFT (한국에서 유로로 환전, 현지 환전소에서 유로를 포린트로 환전)
종교 : 가톨릭교 65%, 개신교 20%
전압 : 230V / 50Hz (일반적 전자제품 사용가능)
시차 : UTC +1 (DST +2)
팁 : 서비스료가 포함되지 않은경우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5~10%

저는 헝가리 하면 #헝가리무곡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파프리카#토카이 와인이 유명하구요,  면역력 건강식품 중 하나인 #프로폴리스도 값싸게 살 수 있습니다. 유명한 음악가로는 #리스트가 있고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한 영화에는 #글루미 선데이#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이 있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긴 강인 도나우 강도 헝가리를 지나가는데요, 헝가리어로는 #두나 강 입니다. 쉽게 먹어볼 수 있는 헝가리 대표음식으로는 #굴라쉬가 있으니 한번 드셔보세요.


현재는 우리나라와 헝가리를 잇는 항공편은 없습니다. 그래서 경유를 해야하는데요, 헝가리와 인접한 국가 중에는 서쪽의 오스트리아나 체코, 크로아티아로 가는 직항을 이용해 헝가리를 방문할 수 있습니다. 저는 체코 항공이 저렴한것 같아 인천과 프라하의 왕복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편도 티켓을 따로 구매하여 프라하에 도착한뒤 프라하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가는 항공과 연계되도록 스케줄을 짰습니다. 이때 방문한 체코의 프라하, 오스트리아의 빈,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는 일직선 상에 놓여있어서 가장 멀리있는 부다페스트로 먼저 이동하여 빈을 거쳐 프라하로 돌아와 한국으로 출국하는 스케줄을 짰습니다.

체코에 도착하고 헝가리로 가는 항공편을 탑승하기 전까지 대기시간이 거의 없어서 좋았습니다. 짐은 바로 인천에서 헝가리로 가도록 탑승수속 했었고, 들고 있던 가방과 면세품 정도만 가지고 있었는데 테러때문에 그런지 화장품 같은 액체류를 매우 꼼꼼하게 검사하더라구요. 계산대에서 물건 바코드 찍듯 기계에 액체류 화장품을 이리저리 돌리는게 어떤 물질인지 성분검사 일종인가 싶습니다. 공항의 면세점 둘러볼 시간도 없이 바로 부다페스트행 비행기를 탑승했습니다. 기체는 2-2 좌석이라 제가 타본 비행기 중에 가장 작은 비행기였어요. 모니터가 없으니 스튜디어스가 직접 나와 방송에 맞춰 손짓으로 설명을 돕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밤 비행기에 탔으면 창밖의 야경을 놓칠 수 없죠. 체코의 상공인지, 헝가리의 상공인지는 모르겠지만 드문드문 보이는 번화가의 모습에 큰 도시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내리자 마자 소량의 유로를 헝가리 화폐인 포린트로 공항에서 환전했습니다. 1포린트는 한국돈으로 약 5원정도 입니다. 유심칩도 사야하고 여행자 카드도 사야하기 때문에 일단 환전은 해야 합니다. 

헝가리에는 유럽 통신사 중 보다폰이 잘 터진다고 해서 공항 내에 있는 보다폰 매장에 방문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유심칩이라고 많이 쓰는데 유럽에서는 유심카드/심카드라고 표현하나 봅니다. 보다폰 공항 매장에서는 유로화폐나 달러는 받지 않으며 헝가리 포린트와 신용카드만 사용 가능합니다. 지금은 한 유심카드로 유럽 어디에서든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때는 같은 유럽이라도 사용 가능한 국가가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헝가리에서 심카드를 구입하면 헝가리에서만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습니다. 헝가리 포린트가 생소한 여행자들을 위해 친절하게 달러와 유로로도 환산 가격을 써놓았습니다. 



BKK 센터에서는 여러 종류의 여행 카드 Travel Card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가이드북에 소개된것 보다 더 다양한 종류가 있으니 보시고 여행날짜에 적합한 티켓을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자세한 소개는 따로 포스팅 하겠습니다.^^


부다페스트 프란츠 리스트 국제공항에서 시내로 가기 위해서는 일단 터미널 밖으로 빠져나와야 합니다. 터미널 버스정류장에서 90번 버스나 200번 버스를 탑승하여 지하철 3호선의 종점인 Kobanya Kispest 역으로 가서 탔습니다. 10분 마다 한번씩 운행하는 100E 버스를 이용하면 45분 정도 소요되며 한번에 시내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버스 정류장이 어디인지 찾으려고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한 남자분이 다가와서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줬습니다. 추운 겨울을 나는 헝가리 사람들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말 수 없고 삭막할거라는 막연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공항 터미널을 나오자 마자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을 만나니 헝가리 사람들에 대한 저의 편협한 프레임이 한 번에 깨졌습니다. 지금이었으면 내가 찾을 수 있다고 해도 물어볼법 한데 그때는 그냥 제가 찾을 수 있다고 호의를 거절했네요^^;;

헝가리의 지하철은 1890년대에 개통된, 유럽대륙의 최초 지하철입니다. 그만큼 정말 '지하'에 지하철이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참 내려가야 플랫폼이 나오더라구요. 지하철 차체도 상당히 오래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숙소 근처에 위치한 지하철 역에 하차해 방향을 잡으려고 구글맵을 켰는데 유심칩을 넣고 데이터를 켰는데도 GPS 신호를 잘 잡지 못하는지 나침반이 방향을 잘 못잡고 있었습니다. 근처에 이렇다 할 큰 건물도 없어서 결국 지나가는 행인에게 길을 물었습니다. 저는 저의 호텔 위치를 보여주기 위해 화면을 보여줬는데 이 분이 제 휴대폰을 쥐자 일행들이 갑자기 경계태세에 들어가더라구요. 나만 아무 생각 없었다. 아까처럼 먼저 알려주겠다고 다가온건 아니니 나쁜 마음을 먹지는 않겠지만 왠만하면 유럽에서는 남의 손에 제 휴대폰을 쥐어주지 않는게 좋습니다. 내 손에 쥐고 있는것도 뺏어가는 마당이니깐


여튼 맘씨 좋은 행인분을 만나서 늦은 밤에 별일 없이(?) 제대로 된 길로 가다가 모퉁이를 딱 꺾는 순간, 저희를 기다리고 있던건 바로

두나강 너머의 부다 왕궁의 야경이었습니다. 야경에 환장하는 저는 왜 부다페스트가 유럽 3대 야경 중 한 곳에 속하는지 바로 알것 같았습니다. 동시에 왜 한강 근처 집값이 그렇게 비싼지, 리버뷰가 도대체 뭐길래! 알지 못했는데 단박에 알겠더라구요. 각자 가진 짐이 많기도 했고 숙소 근처 큰 마트인 테스코 영업시간도 좀 여유가 있길래 일단 숙소 체크인부터 하기로 했습니다. 넷이서 캐리어를 줄줄이 끌고 마트안에 들어가는건 힘드니까요.

숙소에 들어와 커튼을 열었는데 야경이 사진처럼 딱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창틀이 꼭 액자의 프레임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진 야경을 숙소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야경은 마트 갔다 와서 마저 감상하기로 하고 테스코로 향했습니다. 


장을 봐서 숙소로 돌아와 우리는 무사 도착을 기원하며 맥주 한 캔씩을 깠습니다. 별다른 안주가 없어도 창밖의 야경으로도 충분했습니다. 부다왕궁 옆으로는 마차시 교회와 세체니 다리가 보입니다.


10세기경에 마자르족이 건립한 헝가리는 11세기부터 그 세력을 점차 확장하여 15세기에는 중유럽 대국으로 성장했다. 17세기에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왕조의 지배를 받다가 1867년에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곡을 수립하고 부다페스트를 수도로 정했다. 아름다운 다뉴브 강이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부다페스트는 강 서쪽이 부다, 동쪽이 페스트이다. 부다는 구릉지대에 속하며 페스트는 평야 지대이다.다뉴브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두 도시는 1872년에 부다페스트라는 하나의 도시로 재탄생했다. 그럼에도 부다와 페스트 각각의 개성이 여전히 빛을 발하여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수도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부다페스트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역경을 견뎌낸 도시이다. 부다가 고즈넉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라면 페스트는 다뉴브 강의 정기를 받아 역동감이 넘친다.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전국지리교사모임) 발췌 

 

맥주를 마시면서 생각했습니다.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는 여름에 다시 한 번 와서 다른 계절의 모습을 기대해도 될 곳이라고.  이곳 야경은 진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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