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자주 하다보니 나의 부주의 또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의 도난으로 폴리스 리포트를 세 번이나 떼 본 경험으로 포스팅을 한다. 특히 유럽지역에서 아시아인, 여성, 노인은 범죄자들의 좋은 타겟이니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도난 사고가 일어날 수 있음을 염두해 두는게 정신건강에 좋다.
1. 출발 전 여행자 보험에 들고 출발한다.
여행을 준비할 때 바빴다면 공항으로 이동하는 시간이나 면세구역을 돌아다니는 동안에도 간단한 절차로 휴대폰을 통해 여행자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보험사에 따라서, 보상 한계에 따라서 가격의 차이가 나며 마찬가지로 보험사에 따라서 보상받을때 절차는 조금씩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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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X 화재의 여행자 보험과 동X 화재의 여행자 보험을 이용해 보았는데 금액 차이는 천원도 나지 않았던 듯)
2. 도난 사고가 발생했다면 경찰서로 가자.
스페인의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 같이 소매치기로 유명한 관광 대도시에는 여행자를 위한 경찰서가 따로 있다. 가보면 나와 같이 소매치기를 당해서 폴리스 리포트를 작성할 차례를 기다리는 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갔는데 서양인 노부부빼고 전부 한국여자 및 아시아인들. 거기서 함께 서로에게 위로를...)
현지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영어로 폴리스 리포트를 작성해야 하는데, 스페인의 경우에는 관광객 경찰서에 가면 영어가 능통한 경찰관이 폴리스 리포트 작성을 진행하기 때문에 가서 차례를 기다리고 작성해서 받아 나올 수 있지만 대도시가 아닌 경우에는 영어가 가능한 경찰관이 다른 경찰서에서 와야 하기 때문에 다음날을 기약할 수 있다. 폴란드의 수도가 아닌 도시에서는 그랬다. ✈️✈️✈️✈️✈️✈️✈️✈️✈️✈️✈️✈️✈️✈️✈️✈️✈️✈️✈️✈️✈️✈️✈️✈️✈️✈️✈️✈️✈️✈️
한 마디로 대도시라서 나 말고도 도난 당한 사람이 많아서, 또는 폴리스 리포트를 작성해줄 경찰관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든 10-20분만에 뚝딱 받아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체류일이 적은 도시에서 폴리스 리포트를 받아야 하는 경우라면 일정에 차질이 많이 생긴다는 점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어차피 도난당한 금액이 크면 멘탈에 금가서 온전한 정신으로 즐기기도 어렵겠지만..)
그리고 사전에 도난당한 물품들을 빠르게 기억해내어서 품목과 모델명 대략적인 금액을 현지 화폐단위로 기록해 놓으면 좀 더 빠르게 작성할 수 있다.
3. 폴리스 리포트를 작성하자. 물론 작성은 경찰관님께서...
드디어 나의 폴리스 리포트를 작성해줄 경찰관분과 마주 앉았다. 살면서 조서를 쓸 일도 없었고 이렇게 외국인과 일대 일로 마주 앉아 단독 대화를 진행해본 적도 없었는데 참으로 생소한 경험이다. 요즘에는 대화 번역 어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니 외국어 회화가 부담되더라도 일단 부딫혀보자. 도난 당한것도 억울한데, 보상이라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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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마다, 도난 유형에따라 폴리스 리포트의 분량은 조금씩 다른데 일단 내가 받아보았던 폴리스 리포트를 캡쳐해서 올려본다. 첫 장에는 대략적으로 다음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피해자에 대한 권리 알림
피해자의 서명
담당 경찰관의 서명
그리고 다음장에 기입된 내용에는 상세 개인정보가 들어간다.
이름
집 주소(작은 단위부터 큰 단위로 써야한다. 아파트 기준으로 동-호수, 도로명(동/구), 시, 도 순서)
휴대폰 번호(국가번호 +82)
여권번호
도난 된 물품의 품명(모델명)과 색상, 금액
국가 혹은 시별로 조금씩 기입되는 정보는 다른데, 바르셀로나에서는 부모님 성함까지도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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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월 몇일 몇시 경 ㅇㅇ에서 ㅁㅁ로 이동하기 위해
탑승한 ㅎㅎ행 지하철 안에서
무엇을 어떻게 생긴 절도범이 뺏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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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당한 상황을 한참 후에 인지했으며, 돌이켜보니 특정 순간이 도난 당한 순간으로 예측되며 도난 당한 상황을 직접 못 본 경우는 아래와 같이 설명할 수 있다.
1월 1일 마드리드 중앙역에서 바르셀로나 중앙역으로 가는 15시 열차를 탑승해서 검정색의 백팩을 좌석 위 짐 선반에 올려 놓았고 잠이 들었다. 내릴 때가 되어 잠에서 깨어나 보니 선반 위에 내 백팩이 사라진 상태였다. 그 검정색 백팩 안에는 현금 100유로 정도가 갈색의 루이비통 지갑에 들어 있었고, 약 300유로의 하얀색 캐논 디지털 카메라와, 약 100유로짜라 1TB의 검정색 외장하드가 들어 있었다.
도난 당한 상황을 직접 본 경우는 최대한 자세히 상황을 설명하면 된다.
1월 1일 12시, 카탈루냐 역에서 몬주익 언덕으로 가는 1호선 지하철을 타는데, 뒷 사람이 나를 몸으로 밀었으며 지나치게 밀착하여 뒤를 돌아 확인하였다. 그리고 바로 다음 역에서 그 남자가 내렸다. 지하철에 탑승하기 직전까지도 나는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었고, 그 남자가 내린 뒤 휴대폰이 들어있던 옷 주머니에 손을 넣어보니 휴대폰이 사라진 상태였다.
그 남자는 180cm 이상의 키가 크며 피부가 갈색 빛의 라틴 계열의 사람이었고 마른 체형이었다. 검은색의 모자에 카키색의 점퍼, 청바지를 착용하고 있었고 근처에 함께 있던 동행은 없던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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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국으로 고이 모셔온 폴리스 리포트. 보험사로 연락하자
물건을 잃어버렸을 뿐 몸 건강히 돌아온 것에 감사하며 가입했던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 도난 사실을 알린다. 보험사의 담당자가 나에게 배치된 뒤 연락이 따로 오면 담당자가 요구하는 서류를 잘 챙겨주면 된다. 이때 보험사마다 요구하는 증빙서류들은 다양하다.
휴대폰을 잃어 버린 경우는 통신사 홈페이지에서 개통이력이 있어야 하며 물품의 경우에는 인터넷으로 산 경우나 영수증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구매이력이 증빙서류가 된다. 그 외에는 인터넷에서 동일한 제품을 검색하여 금액을 캡처해서 보내기도 하였다. 휴대폰을 포함한 전자제품의 경우는 시리얼 넘버를 요구한다.
그리고 본인이 그 물품을 가지고 있었음을 증명할 수 있는 사진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에는 사진첩을 뒤지고 뒤져 내가 소지하고 있음이 나타난 사진을 증빙자료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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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심사 후 보상비를 받자
보험상품의 약관에 따라 물품 하나 당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도 정해져 있고, 최대 보상 금액도 한정되어 있다.
예를 들어 내가 가입한 보험 상품이 물품당 10만원, 총 20만원을 보상받는 상품에 가입되어 있다고 해보자. 50만원짜리 휴대폰을 포함한 다양한 금액의 물품이 신고 되어 있을 때, 휴대폰도 10만원까지만 보상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보상받는 금액은 20만원이 된다. 그러니 고가의 물품이 포함되어 있을수록 최대한 읽어버린 물품을 짜내어 최대 금액이라도 보상받아야 한다. 참, 세금처럼 약간의 금액이 감해진 돈이 계좌로 들어온다.
또한 물품이 아닌것은 보상받을 수 없다. 현금이나 철도 패스권 같은 현금성의 제품은 보상에서 제외된다.
처음부터 여행자 보험에 들기 시작한건 아니었다. 어쩌다 한 번 가입하고 떠난 여행에서 보상받을 도난이 있었고 이때 도난 금액이 보상금액보다 커서 그 후로는 실속형보다는 기본이나 고급형 보험에 가입하곤 했는데 매번 여행에서 사건이 있는건 아니니 또 방심한 사이에 당하는 이런 악순환이...ㅎㅎㅎ
물품 뿐만 아니라 상해 사고도 보상받을 수 있으니 다쳤을때 해외에서 마음놓고 치료받을 수 있고 잃어버린 물품때문에 생긴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으니 여행자 보험은 소액으로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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