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이라클리온 파헤치기 1/4 [] 크레타 섬의 관문, 이라클리온(헤라클리온) 시내 둘러보기
산토리니에서 크레타 섬까지 비행기로 약 2시간 30분. 비수기라 산토리니와 크레타 사이에는 직항이 없어 아테네를 경유해야 했다. 그런데 웃긴 건, 비행기 출발 시간이 아직 한참 남았는데도 승객이 다 탑승하자마자 그냥 출발했다는 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개쿨한 에게안항공답다.
🏛️ 과거로의 시간여행: 크레타 섬의 관문, 이라클리온 첫 날
이라클리온(헤라클리온) 공항에서 도심까지는 1번 버스를 타면 약 10분 정도 걸린다. 호텔과 가장 가까운 정류장은 엘레프테리아스 광장(Eleftherias Square) 으로, 이곳에서 하차하면 된다. 공항버스라고 해서 특별히 비싼 건 아니고 요금은 1.5유로.
남쪽으로 내려올수록 점점 따뜻해지는 게 몸으로 느껴진다. 1월 초순인데 낮 기온이 22도라니! 한국이라면 최고기온이 0도여도 이상하지 않을 시기인데, 여기는 반팔 차림도 가능한 완벽한 지중해성 기후. 정말 내 스타일이다.
숙소에 짐을 두고 늦은 점심을 먹으러 해안가 식당가로 향했다. 비수기에 연말·새해·주현절 연휴까지 겹쳐서 번화가의 상점 대부분이 문을 닫은 상태였다. 원래 가려던 가게들이 문을 닫아서, 결국 문이 열려 있는 식당 중 한 곳으로 즉석 변경. 헤라클리온의 해안가에는 식당들이 꽤 밀집해 있고, 구글 지도에서는 “Fish Market”으로 검색되는 지점 근처가 바로 그곳이다.
고층 빌딩이 거의 없는 중·소도시 느낌의 해안 도시, 헤라클리온.
🍽️ @Ippokampos
식전 메뉴로는 치즈를 곁들인 토마토 스프를 주문했다. 산토리니에서 끼니를 제대로 못 챙겼던 아쉬움을 달래며, 이번엔 제대로 먹어보자는 각오로 해산물 요리를 메인으로 골랐다.
밥이 함께 나오는 꽃게 요리를 주문했는데, 어패류가 곁들여진 촉촉한 볶음밥 형태였다. 해산물의 풍미가 물씬 느껴지는 맛.
이 지역의 전통주 치코디아(tsikoudia) 도 함께 마셨다. 포도를 원료로 만든 증류주로, 물에 타면 탁하게 변하는 특이한 술이다. 후식으로는 꿀에 절인 페이스트리 같은 빵과 오렌지가 나왔다.
배 터지게 먹고 25유로. 섬 지역이라 비쌀 줄 알았는데 완전 혜자. 무슨 단품요리 먹었는데 디저트까지 주셔서 코스요리 먹은 느낌. 아주 마음에 드는 식당.
그리스 너무 맘에 든다... 여름에도 다시 와보고 싶다. 덥겠지?
크레타는 그리스에서 가장 큰 섬이자 에게 해 문명의 발상지로, 고대 미노안 문명의 중심지였다. 그 수도가 바로 **이라클리온(Heraklion, Ηράκλειο)**이다. 이름은 ‘헤라클레스의 도시’라는 뜻으로, 고대 영웅 헤라클레스가 이곳에서 임무를 수행한 전설에서 유래했다. 중세에는 베네치아 통치하에 요새도시로 번영했고, 이후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거쳤다. 그래서 거리 곳곳에서 베네치아식 분수, 터키풍 건축물, 그리스식 교회가 공존한다.
🌆 @8월 25일 거리 (25is Avgoustou Street)
점심을 먹고 나왔는데, 갑자기 저녁이 된 듯한 착각이 든다. 아마 늦은 점심과 짧은 낮시간 탓이겠지? 거리의 상점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지만 그냥 산책 삼아 걸어보기로 했다.
수산시장 근처 로터리에서 뻗어 나오는 번화가가 바로 25is Avgoustou Street.
이 길의 이름은 1898년, 당시 오스만 제국(지금의 터키)의 침략으로 많은 그리스인들이 학살당한 비극적인 날, 8월 25일을 추모하기 위해 붙여진 것이다.
⛪ @Agios Titos Church — 세인트 티토스 교회
이라클리온의 상징적인 건축물 중 하나. 그리스 정교회의 성인 티토스(St. Titus)를 기리는 교회로, 그는 사도 바울의 제자이자 크레타 최초의 주교로 알려져 있다. 원래는 10세기경에 세워졌고, 베네치아 시대에는 가톨릭 성당으로, 오스만 제국 시기에는 모스크로 사용되었다가 현재는 다시 정교회로 복원되었다.
돔과 아치가 조화를 이루는 고전적인 비잔틴 양식으로, 내부의 성화화(이콘)들이 아름답다. 종교를 떠나 이라클리온의 역사를 압축해 보여주는 건축물이다.
🏛️ @Kallergon ~ 1821 ~ 1866 ~ Dikeosinis ~
Kallergon 거리와 Dikeosinis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시청광장(Piazza Venizelou)으로 이어진다. 광장 한가운데는 16세기 베네치아 시대에 세워진 벰보 분수(Bembo Fountain)가 있다. 당시 총독인 벰보가 시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지금도 분수 주변은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사랑받는다.
⛲ @Turkish Pump House
뒤편에 벰보 분수(Bembo Fountain) 가 있었지만, 이날은 모르고 그냥 지나쳤다. 역시 등잔 밑이 어둡다.
🏙️ @Eleftherias Square — 엘레프테리아스 광장
아직 크리스마스 장식이 남아 있는 헤라클리온 시내.
1월이었지만 야외 마켓이 열려 있었고, 라이브 공연도 진행 중이었다. 저녁이라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닫았지만, 이름 모를 밴드의 공연을 잠시 감상하며 여행의 하루를 마무리했다.
💡 인공지능의 추천
🥙 Paralia Seaside Restaurant
이라클리온 해안가의 현지 해산물 전문점. 오징어 구이와 새우 파스타가 인기이며, 야외 테이블에서 지중해 바람을 느끼며 식사할 수 있다.
🏺 Heraklion Archaeological Museum
크레타 여행의 핵심 중 하나. 아크로티리와 크노소스에서 발굴된 미노안 문명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으며, “청년의 프레스코”와 “황금의 벌 브로치”는 꼭 봐야 할 유물이다.
🕍 Church of Agios Minas
이라클리온 대성당으로, 그리스 정교회의 가장 큰 교회 중 하나. 19세기에 세워졌으며, 내부의 금빛 모자이크와 돔 장식이 장관이다.
🍨 Kirkor Patisserie
이라클리온 구시가지 중심의 전통 디저트 카페. 바클라바와 카타이피 같은 그리스식 페이스트리가 유명하며, 진한 그릭 커피와 함께 즐기면 완벽한 오후의 휴식.
🎫 팁: 여행 동선
공항 → 엘레프테리아스 광장 → 8월 25일 거리 → Agios Titos Church → 벰보 분수 → 해안가 레스토랑 순으로 돌면 반나절 코스로 알차게 즐길 수 있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