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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이라클리온 파헤치기 2/4 [] 주현절 맞이 시내와 해안가를 정처없이 걷기
과거로의 시간여행 : 헤라클리온의 여유로운 산책으로 시작
산토리니 이후 맞이한 크레타의 두 번째 날, 아침부터 완벽히 맑진 않지만 거리엔 아직 활기가 덜하다. 오늘은 ‘현지인처럼’ 해안가를 따라 걸으며 도시의 숨결을 천천히 느껴보기로 했다.
주현절이라 사실상 휴일에 가까운 날이다. 이른 아침은 아니지만 상점들이 거의 문을 열 기미가 없다. 어쩌면 하루 종일 거의 닫을지도 모르겠다.
📍 @25is Avgustou (#8월 25일 거리)
전날 걸었던 거리 중에서도 중심 상업 통로 역할을 하는 길이다. 상점 대부분이 닫았어도 이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도시의 분위기를 조금 더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조용한 아침의 거리 풍경이 좋다.
🏰 @Rocca a Mare Fortress (Koules / 베네치아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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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시간: 08:00 –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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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 약 2유로 (소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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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내부 입장은 하지 않고 외부만 지나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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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인에 걸린 큰 그리스 국기가 인상적이었지만, 돌아오는 길엔 치워져 있었다.
이 요새는 사실 로카 아 마레(Rocca a Mare) 또는 쿠-레스(Koules) 요새로 불린다. 베네치아 통치 시절 16세기경 항구 입구를 보호하기 위해 세워졌고, 현재도 항구 쪽을 지키는 상징적인 구조물이다. (헤라클리온 방문하기)
옛 건축 기술이 투영된 돌벽과 포대, 옥상 전망대는 항구와 해안선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명소다. (MeetCrete)
⛰️ 해안가 산책과 등대까지의 거리
성채 쪽에서부터 등대까지는 약 2km 정도 거리다. 중간중간 벤치가 있어서 쉬면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 화장실도 하나 있었던 듯하다.
가다가 재미난 일이 있었는데, 해변가 길 위에 물고기 한 마리가 파닥거리고 있었다. 뜨거운 돌바닥 위에서 고통스러워 보여서 주변을 살폈더니, 유모차를 끄는 젊은 엄마가 휴지로 살짝 들어 물속에 넣어주었다. 그러나 이미 지친 탓인지 얼마 후 다시 떠올라 버렸다. 조금 더 빨리 구조했더라면 어땠을까… 마음이 찡했다.
겨울 바닷바람과 잔잔한 파도 소리가 같이 어울리는 공간이었다. 사람 많을 땐 복잡하겠지만, 이런 조용한 날엔 참 좋았지.
⛪ @Agios Titos Church (성 티토스 교회)
‘아기오스(Agios)’는 그리스어로 ‘성(聖)’을 뜻하므로, 이 교회는 성 티토스를 기리는 그리스 정교회 건물이다.
티토스는 사도 바울의 제자로 전승되며, 크레타 최초 주교로 알려져 있다.
이 교회는 10세기경에 처음 세워졌고, 역사적으로 베네치아 시대엔 가톨릭 성당, 오스만 시대엔 모스크로 쓰이다가 현재는 다시 정교회로 복원된 바 있다.
교회의 건축 양식은 전형적인 비잔틴 요소가 많고, 내부엔 성화(이콘)들이 가득하다.
사진 찍을 공간도 많고, 방문객들이 이곳에서 잠시 멈춰 경배하거나 묵상하기도 한다.
🏛️ @시청광장 / Kallergon & Dikeosinis 거리
Kallergon 거리와 Dikeosinis 거리는 도시 중심을 가로지르는 주요 도보 축이고, 시청광장(Piazza Venizelou)으로 이어진다.
광장 한가운데엔 벰보 분수(Bembo Fountain) 가 자리해 있다. 이 분수는 1552~1554년경 베네치아 총독 Gian Matteo Bembo가 명령해 건설된 것이다. (헤라클리온 방문하기)
분수의 조각들은 고딕과 르네상스 양식이 혼합되어 있고, 중앙엔 로마 시대의 머리 없는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헤라클리온 방문하기)
과거엔 이 분수가 시내에 흐르는 물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고, 상인과 시민들의 만남 장소였단다. (Lonely Planet)
오스만 시기에는 그 옆에 터키식 자비 분수(세빌, Sebil)가 지어져 공공 급수를 제공했다고 한다. (explorecrete.com)
지금 이 광장은 커피숍과 사람들 앉을 공간이 많아 여유 있게 쉬어가기도 좋은 장소다. (헤라클리온 방문하기)
@Davinci gelato
마, 이게 지중해성 기후 아이가. 암만 얼죽아라도 한국에서는 길바닥에서 아이스크림 못묵제.
🌳 @El Greco Park (엘그레코 공원)
이 공원은 크레타 출신의 화가 도미니코스 테오토코풀로스, 즉 엘 그레코를 기리는 공간이다.
엘 그레코는 주로 스페인에서 활동했지만, 그리스 태생이며 자신의 예술적 뿌리를 자주 회고했다.
공원엔 그의 동상이 세워져 있고, 잔디와 나무가 어우러진 녹지 공간이 시내 한복판의 숨통 역할을 한다.
산책하거나 사진 찍기 좋은 장소로, 도시의 소소한 여유를 느끼기 좋았다.
🚶 거리 산책: Milatou ~ Dedalou ~ Kornarou ~ Handakos
이 구간은 카페, 식당, 바가 모여있는 번화가 거리다. 이 날은 상점 문 닫은 구간이 많았고, 카페에 들를 여유도 없었지만 거리를 느끼는 데엔 충분했다.
조금만 더 늦게 왔으면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 하며 여유 부렸을지도.
⛲ @Bembo Fountain (벰보 분수)
전날 못 본 벰보 분수를 이날 다시 마주했다. 이 분수는 헤라클리온의 고전적인 베네치아 건축 유산 중 하나로, 1552~1554년 사이 Gian Matteo Bembo가 건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heraklion.gr)
사족으로 분수 중앙에 머리 없는 조각상이 있는데, 이는 원래 Ierapetra라는 남부 지역에서 옮겨온 로마 조각상이라고 한다. (헤라클리온 방문하기)
한때 물탱크가 제거되어 지금은 수원이 작동하지 않지만, 지금도 광장 중심의 대표적 명소로 남아 있다. (헤라클리온 방문하기)
베네치아 시대엔 분수가 도시에 흐르는 물을 공급하는 유일한 기반 시설 중 하나였고, 오스만 통치 시기에도 중요한 급수 시설 역할을 했다. (Heraklion City in Crete, Greece)
지금 분수 옆엔 커피숍들도 있고, 휴식과 사진 촬영 장소로 인기가 높다. (헤라클리온 방문하기)
🌃 밤바다와 하늘 산책
저녁이 되자 다시 해안가로 나갔다. 섬이지만 하늘이 놀랍도록 맑아 별자리나 성단이 맨눈에도 희미하게 보일 정도다. 카메라가 눈보다 못하네.
조명이 많지 않아 멀리 나가긴 무리였고, 적당한 벤치에 앉아 밤바다를 바라보며 고요한 시간 속에 여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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