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드리드 자유여행 파헤치기 1/3 [] 유럽 새해맞이를 솔 광장에서! (feat.초코테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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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서쪽 끝으로 600시간
스페인, 포르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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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시간 비행, 최장시간 여행, 최다도시 방문. 여태까지의 다른 여행과 비교했을때 뭐든지 ‘최대’의 기록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도 쉽게 깨지지 않을 기록을 가질 여행. (코로나 시점에서 생각해보니 정말 깨지기 힘들 기록일듯...) 심지어 최초로 해외에서 연말과 새해를 보내게 되는 경험까지. 여러모로 인상깊은 2015년 12월 31일부터 2016년 1월 23일까지 약 25일간 친구들과 함께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여행. 그곳은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따뜻한 겨울과 오렌지 나무가 야자수로 있는 곳이었다. 같은 유라시아 대륙에 붙어있지만 거대한 대륙의 끝과 끝에 위치한 그곳에서의 이야기.

나에겐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어떤 나라였던가? 먼저 스페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른느 것이 투우경기. 그리고 두 나라하면 아무래도 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 학교에서 배운걸로 따지면 지중해성 기후로 온난한 겨울을 보내는 동시에 이베리아 반도에 위치하여 항해기술이 일찍 발달해 신항로 개척을 통해 무역과 식민지 개척을 활발하게 한 나라들 정도? 

인천에서 12월 31일 12시 45분에 대한항공편을 이용하여 13시간에 가까운 결코 짧지 않은 비행 후 마드리드에는 18시 45분에 도착했다. 분명 비행기에서 13시간의 가량이 흘렀는데 손목시계의 시간을 6시간 지난걸로 돌린다. 항상 장거리 여행할때 마다 손목시계를 돌려 시간을 맞추곤 하지만 할때마다 시차라는 개념이 신기하다. 영국의 런던도 오래걸린다 했는데 마드리드가 그 기록을 깼다. 늦게 체크인 한것도 아닌데, 이때 사전체크인을 안했던지라 일행들과 나란히 앉아 가지는 못했다. 대신 모두 통로자리를 선택해 장기간 비행에 화장실은 편하게 다녀왔다. 내 라인의 사람들도 그들이 일행이다보니 내가 앉은 쪽으로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아서 편안하게 있었다.

마드리드는 버스, 트램, 지하철이 발달되어 있어서 이동에 불편함이 없다. 당일날 유레일 패스를 개시할 계획이 있다면 마드리드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는 C1 라인을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마드리드에서 이용할 수 있는 교통권인 마드리드 카드는 24시간짜리가 47유로, 48시간짜리가 60유로, 72시간짜리가 67유로. 이날 저녁에 도착한 뒤, 바로 다음날은 새해 연휴로 입장 및 관람이 어려워 근교 도시인 세고비아에서 일정을 보내게 되어 마드리드 카드는 따로 구매하지 않았다. 편도 교통티켓을 구매해서 공항에서 숙소까지, 숙소에서 솔 광장으로 이동했다. 솔 광장으로 가려면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데 1, 2호선의 환승역인 Sol 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아니면 2호선이 지나가는 블랑코 에스파냐 역 Branco de Espana 에서 하차해도 솔 광장과 가깝다. 참, 나는 어릴때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스페인이라는 이름보다 에스파냐라는 이름을 먼저 들어서 소련이 러시아로 바뀐것처럼 에스파냐에서 스페인으로 바뀐건줄 알았었다. 스페인은 스페인어로 아직 에스파냐 왕국이다. 

솔 광장역과 멀지 않은 마요르 광장에는 기념품샵이 많다고 하니 마드리드에서 기념품을 구입하길 원한다면 마요르 광장 주변을 둘러보길. 그리고 근처 산 미겔 시장에 오징어튀김인 보카디요를 맛있게 판다는 소문이.



@Chocolateria San gines / 초코테리아 산 히네스

츄러스의 본고장 스페인에 와서 첫 야식같은 저녁식사로 츄러스가 딱. 세 명이 갔기에 츄러스 + 커피 세트메뉴를 3인분 시켰더니... 어마어마한 양의 츄러스와 초코렛이 나왔다. 한국에서 츄러스를 감질나게 하나씩 사먹다 보니, 1인분이라고 나름 양을 상상해서 두당 1인분씩 3인분을 시켰는데 현지의 양은 그게 아니었다. 정말 츄러스로 배를 채울 수 있다는 양의 1인분이 나오니 주문시 이 점 유의하길. 츄러스 3인분을 건네주는 점원 손에 들린 츄러스 양을 보고 살짝 동공지진이 왔지만, 점원이 너무나 태연했기 떄문에 이것이 여기서는 보통의 양인줄 알았다. 그러나 우리가 들고 좌석에 앉자 츄러스의 양을 본 꼬마 아이가 부모에게 귓속말을 하듯 조용히 속삭였다. 그러나 우리에게 들려버린 그 아이의 말.
“Very hungry...”
그 부모님도 웃겼겠지만 슬며시 미소로만 그 아이에게 답하였고 우리는 웃었다. 그리고 원래부터 그 양을 작정하고 시킨 아시아에서 온 대식가인 척 당황하지 않고 먹어줬다.
3명에서 가면 2인분 츄러스 세트에 커피 한 잔을 따로 시키기. 이것이 스페인 초코테리아에서 츄러스를 주문하는 가장 중요한 꿀팁.



2015년 12월 31일의 마지막과 2016년 1월 1일을 보낼 솔 광장을 향해 가는길. 나에게는 목적지까지 이어주는 길이자 새해로 넘어가는 시간을 연결해주는 공간이다. 


까야오 Callao 광장. 영어식으로 발음하면 칼라오 광장이려나. 스페인의 유명한 백화점인 엘 꼬르떼 잉글레스 백화점도 보인다. 메가 세일시즌을 만끽하기 위해 여기저기 많이도 들리게 될 백화점이다. 칼라오 광장에서 카르멘 거리를 따라 쭉 가면 솔 광장이 나온다.


길인데 왠 줄이죠? 여기 무슨 전시 입장 줄인가요??
처음에는 유명한 클럽이나 바가 있어서 거기에 들어가려고 사람들이 줄서있는줄 알았다. 아니면 최소한 맛집이라도. 그런데 반전은 솔 광장 들어가는 입장 줄. 놀이동산도 아니고 그냥 야외 광장인데 무슨 줄을 지어 입장을 하냐고 생각했는데 새해 맞이로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리기로 유명한 곳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정말 자정 12시 맞춰서 갔으면 광장에 들어가도 못하고 변두리에서 새해를 어정쩡하게 맞이할 뻔 했다.

길 한복판에서 막연하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이 때 밖에서 서서 잘 수도 있겠다 싶었다. 장시간 비행했지, 몇시간째 깨어 있는지 모르겠지, 밤이니까 깜깜하니 졸리지, 피곤하지... 초코렛과 커피의 카페인으로도 못 이길 정도의 눈커플이었는데... 줄 선지 한 시간 반이 넘어갈때 쯤 드디어 광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행렬에 다들 환호성 지르면서 행진하니까 그때서야, 뭐야 뭐야 이제 들어가는거야? 난생 처음으로 야외에서 새해를, 그것도 해외에서 맞이하는거야? 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드레날린이 터져나오며 잠이 깼다.
그렇다. 난 그 흔한 보신각 종치는것도 쌩눈으로 못본 사람이다. 늘 연말에는 집에서 가요시상식을 보면서 새해를 맞이하는게 보통의, 내 전부의 연말보내기이자 새해맞이었다. (글을 쓰고 있는 이 시점까지 이 사실은 변함이 없다.)



@솔 광장 Sol square/ Puerta del Sol 

솔 광장에 들어오자 눈에 제일 들어오는건 시계탑과 티오페페라고 쓰인 간판. 나름 유명한 네온 사인이라는데, 이날 유명 인사인지 제일 윗층에 드레스 차림의 여자가 나와서 인사하니까 사람들이 환호해주고 사진찍던데 누굴까. 나는 그 사람이 유명인사 아니고 그냥 관종일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잠깐 생각해봤었다. 입장줄을 따라 안으로 안으로 들어왔는데 내가 광장 어디즈음에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정말 사람들이 꽉찼는데 얼마만한 광장에 사람이 채워져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래도 떠밀리고 낑기는 지옥철이라는 느낌 정도는 아니고 적당히 붐비는 정도의 간격으로 사람들이 삼삼오오 새해 맞이할 준비를 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인건 그닥 춥지는 않았다는 점. 

드디어 울리는 솔광장의 새해 타종소리. 본 종이 울리기 전에 학교 예비종처럼 제법 긴 길이의 예비종이 간주처럼 울린다. 솔 광장에서 입장할 때 길 곳곳에서 포도알을 봉지에 담아 파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새해 맞이 종이 울리는 동안 포도알 12개를 먹는게 새해를 맞이하는 의식 같은 것이라 그렇다. 우리도 대기하는 동안 1인 1봉지를 사서 가지고 있었는데 종소리를 듣다보면 어느 타이밍이 본종인지 잘 모르고 예비종부터 포도를 까먹을 수 있다. 그러면 정작 본 종 울릴때는 빈 포도봉투만 손에 들려있겠지. 먼저 나오는 예비종을 들은 뒤 종소리 패턴이 바뀌었다? 주변 사람들이 포도를 먹기 시작한다? 싶을때 부터 포도를 먹으면 된다. 우리는 눈치 있는 한국인이니까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타종 후 많은 사람들이 서로 해피 뉴 이어 인삿말을 나누고, 일행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같이 노래부르고 춤추고 어깨동무하고 흥이 폭발하고 있다. 평소였으면 그 해의 인기 아이돌 곡을 들으며 새해를 맞이하고 있을텐데 옆에서 사람들이 썡으로 공연중이다. 흘러가는 시간 중 한 순간이지만 한 해의 마무리와 시작을 모르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함께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보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황홀하고 흥분되었다.


신나게 사진찍고 여운을 남기며 돌아섰을 때, 왜 줄서서 입장했는지 알았다. 광장에 미처 못들어온 사람들이 광장밖 가이드 라인 너머로 솔 광장 안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지하철 입구가 통제되어 있어서 이용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원래 새해 행사때에는 이 역을 통제를 하는건지, 그 시간이면 지하철 운행이 마감되는지는 잘 모르곘으나 여튼 광장에 연결된 지하철역 입구는 폐쇄. 우리나라는 이런 행사때는 연장운행 하는걸로 알고있는데 우리나라 공식을 여기에 적용했다가는 숙소가 멀다면 낭패보기 쉽겠다. 숙소가 멀지는 않아서 광장들을 연결하는 큰 길을 이용해 걸어서 숙소로 가기로 했다. 새해라고 해서 취객들이 많다는 느낌보단 우리처럼 새해 번화가를 구경나온 현지인들이나 관광객들이 번화가를 거닐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크게 불안한 감은 없었다. 그리고 광장마다 테러를 대비해 많은 중부장한 보안 인력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중간 중간 광장에 있는 예쁜 트리들의 사진을 찍으며 안전하게 숙소로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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