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코르도바 자유여행 당일치기 파헤치기 [] 마드리드에서 코르도바, 코르도바에서 그라나다로! 메스키타> 알카사르> 코르도바 다리> 칼라오라탑

최장시간 비행, 최장시간 여행, 최다도시 방문. 여태까지의 다른 여행과 비교했을때 뭐든지 ‘MAXIMUM’의 기록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도 쉽게 깨지지 않을 기록을 가질 여행. 심지어 최초로 해외에서 연말과 새해를 보내게 되는 경험까지. 여러모로 인상깊은 2015년 12월 31일부터 2016년 1월 23일까지 약 25일간 친구들과 함께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여행. 그곳은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따뜻한 겨울과 오렌지 나무가 야자수로 있는 곳이었다. 같은 유라시아 대륙에 붙어있지만 거대한 대륙의 끝과 끝에 위치한 그곳에서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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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서쪽 끝으로 600시간
스페인, 포르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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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날 일정은 전날 오픈한 마드리드 카드를 이용하여 프라도 미술관을 관람하고 꼬르도바 투어 후 그라나다로 넘어가는 날이었다. 하지만 태어난 이후로 처음으로 맞이하는 역대 혼돈의 카오스 아침을 맞이하게 되는데...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유레일 철도패스와 와이파이 핫스팟으로 사용할 휴대폰 공기계를 넣어둔 파우치가 없어졌다는걸 아침에 마지막으로 짐정리를 하면서 알았다. 세고비아 당일치기 여행날 파우치를 가지고 나갔다고 생각해서 호첼 체크아웃은 하고 짐은 맡겨둔채 기차역으로 갔다. 마드리드 기차역 분실물 센터에 가서 탑승했던 기차정보를 말하고 들어온 분실물이 있는지 물어봤으나 없었다. 그쪽에서 세고비아쪽 역에도 물어봤지만 없다는 대답만이 돌아왔다.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서 호텔로 돌아와 짐을 챙겨 꼬르도바로 떠났다. 이때 나중에 마드리드로 돌아오니 혹시나 숙소에서 분실물을 발견하게 되면 맡아달라고 부탁하고 온듯. 무튼 온 일정동안 사용한 유레일 패스를 그것도 2인 티켓이 들어있었고, 새 휴대폰은 샀지만 공기계와 휴대폰 여분 배터리가 들어 있었을거다. 그리고 장기간 여행이라 사진을 마음껏 찍기 위해 집에 있는 SD카드를 전부 넣어갔다. 졸지에 꼬르도바로 가는 기차표부터 구매를 해야만 했다. 
그리고 한참 뒤 갑자기 든 생각. 나는 세고비아 여행을 하던날 근교거리라 유레일 패스권을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었다. 그리고 일요일이라 유심칩을 살 수 없기때문에 공기계도 필요가 없었다. 따라서 내가 그날 파우치를 들고 세고비아로 갈 일이 없었다. 그리고 숙소 금고에 파우치를 두지 않고 열어둔 캐리어에 올려두었다. 심지어 파우치는 투명한 비닐 파우치라 안에 내용물이 훤히 보이는 파우치였다. 그리고 종종 호텔에서도 도난사고가 일어난다는걸 알게 되었다.
소름.

무튼 난생 처음 잃어버린 거금의 물건들 때문에 정신이 반쯤 나가있는 상태로 마드리드에서 꼬르도바를 향해 출발했다. 코르도바는 마드리드 아토차 역에서 인터시티 및 렌페 열차를 이용하여 약 1시간 50분만에 도착할 수 있는 도시이다. 스페인이 워낙 넓은 나라다보니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세비야로 많이 방문을 하게 될텐데 아침의 그 난리만 아니었으면 좀 더 충분히 돌아봤으면 좋았을 도시였다. 하루정도 투자하여 아쉽지 않을 도시가 바로 꼬르도바.
편도 티켓 가격은 65유로이며 유레일 소지시 좌석 예약요금이 10유로정도.
  

아침에 이미 시간을 많이 까먹어서 기차역에 내린 뒤 바로 메스끼타로 택시 이용. 이날 비는 오지 않았지만 내 기분처럼 회색빛의 음울한 하늘이었다. 그리고 싸늘해 보이지만 추운 날씨는 아니었고. 확실히 남쪽으로 이동해서 그런지 더 따듯해진 기분. 역을 벗어나서 메스끼타 가는길에 느낌이 온다. 마드리드에서 느낄 수 없던 또 다른 이국적인 분위기가. 여기저기 보이는 야자수들과 가로수가 무려 오렌지 나무. 바닥에 오렌지가 굴러다닌다. (주워 먹고싶다... 나무에서 떨어진 오렌지를 주워 먹어보고 싶었다... 계속 이 생각이 든다..)




@메스키타 Mezquita

운영시간_ 8.5 ~ 18시 (일요일 10 ~ 14시는 개방하지 않음)
입장료_ 8유로. 
메스키타 를 보는 순간 여기 유럽의 스페인 맞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 중동의 한 유적지에 온 것 같기도 한 이 곳은 무려 모스크-대성당이라고 부르는 이슬람사원과 기독교 대성당이 결합된 매우 독특한 종교 건축물이다. 우리나라로 바꿔 생가해보면 성당이랑 절이 결합된 모습인데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기와 지붕 위로 첨탑이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되나? 불상과 십자가나 성모상이 함께 나란히 있다고 생각하면 될까? 무튼 이슬람 사원도 가봤고 여러 나라의, 여러 시대에 지은 대성당도 봤지만 이슬람과 카톨릭의 조합이라니 코르도바에 왔다면 꼭 한번 들려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장소이다. 
약 2만명이 동시에 종교의식을 행할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돌아도, 돌아도 끝이없고, 이 안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동시에 입장을 해 있는걸까 궁금할 정도로 넓다. 


코르도바는 무어 왕조가 그라나다에서 수도를 옮겨간 곳이다. 이곳에는 한꺼번에 2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모스크가 있다. 드넓은 내부에 줄맞춰 서있는 856개의 원주는 마치 숲을 보는 듯 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말발굽 모양의 아치가 원주들을 하나하나 이어주고 있는 장대한 모습이다.
말발굽은 이동과 공격의 상징이다. 아랍인들을 자신들의 기상을 말발굽으로 표현해 놓은 것이다. 그렇게 스피드를 좋아하고 외향적이면 끈질김이나 지구력이 모자랄 것 같은데도 섬세함까지 겸비한 덕분에 그들은 이베리아 반도를 800년 가까이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이다.
16세기 들어 무어인들의 지배가 끝나자 모스크는 새로운 주인의 종교인 기독교를 쫓아 성당으로 개조되었다. 내부 모두를 그렇게 할 수는 없었던지 일부에만 제단이 놓여 있다. 무어인의 흔적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ㄴ유네스코지정 세계문화유산(권삼윤 저) 발췌

 


메스키타는 모스크(이슬람어로 맛지드)를 의미하는 스페인어지만 일반적으로 코르도바에 있는 이 대성당을 지칭한다. 스페인에 현존하는 가장 큰 모스크 양식의 건물이라고. 좌측의 사진은 뜰안에 세워진 기독교 양식의 종탑.
이슬람 대사원 메스키타는 코르도바 역사 지구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코르도바 성 안에는 10세기경에 지어진 칼리프 왕궁이 있다. 3층으로 된 이 건축물은 1층은 화원, 2층은 이슬람 사원과 그 부대시설, 3층은 왕궁으로 구성된다. 우마이야 왕조의 아브드 알 라흐만 1세가 최초로 건축했고 나중에 수차례 재건되고 증축되었다. 로마 시대 야누스 신전 유적지에 지어진 이슬람 사원 건축물 모스크는 서고트족 왕국 시대에 성 빈센트 성당으로 개조되었다. 메스키타는 이슬람 전통 사원의 특징을 엄격하게 준수하여 지은 장방형 건축물이다. 본당은 동서 너비 12미터 40센티, 남북 길이 11미터 60미터로 원기둥이 한줄에 36개씩 남북 방향으로 18줄이나 늘어서 있어 장관을 연출한다.
코르도바의 메스키타는 칼리프 왕조 전성기의 상징이다. 정원의 3분의 1정도가 귤 밭으로 동, 서, 북 삼면은 호랑으로 둘러싸여 있다. 정원을 가로질러 미궁이라고 불리는 성전에 들어서면 코린트식 기둥 850개가 웅장한 기세를 뽐낸다. 이 기둥들은 남북 방향으로 19열로 늘어서 있으며 줄마다 아치형 문 29개가 달린 익랑이 연결되어 있다. 아치형 문 상단에는 당시의 수준 높은 공예 기술을 보여 주는 섬세한 말굽 무늬 장식이 눈길을 끈다.남북 방향으로 줄지어 서 있는 이 기둥들을 경계로 성전 내부는 11개의 구역으로 나뉜다. 이러한 평면 공간 배치는 북아프리카, 스페인 모스크의 전형이다. 중앙 전당과 목욕실, 예배당 등이 구비되어 있고 예배당 안으로 들어서면 벽감이 있는 팔각의 대형 홀이 눈앞에 펼쳐진다. 천장은 돔 양식이고 코르도바의 수호신 라파엘 조각상도 있다. 1236년 기독교 국가에 합병되고 나서 메스키타는 천주교 성당으로 바뀌었으며 무어 족과 스페인 건축 양식이 혼재한다.
ㄴ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전국지리교사모임 저) 발췌

 



열쇠구멍 모양의 무데하르 양식의 문. 보수중에 있었다. 한 국토를 여러 민족들이 지배하다보면 다양한 양식이 혼합되기 마련인데 일반 건축물이 아닌 종교 건축물이, 그것도 이슬람 사원 기반의 대성당이라니. 외부 모습 분만 아니라 내부 모습도 두 종교 분위기가 묘하게 섞여 메스키타만의 특유함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711년경 아랍에 점령당했던 코르도바 성은 756년에 우마이야 왕조의 아브드 알 라흐만 왕자가 아랍 제국을 세우고 이곳을 수도로 정하면서 발전 계기를 얻었다. 사업이 번창하고 문화가 발전하면서 세계적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으며 바그다드, 콘스탄티노플고 함께 이슬람 3대 문화 도시로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지금도 당시의 번성했던 문화를 짐작할 수 있는 수많은 유적지가 고성 주변 곳곳에 남아 있다.
ㄴ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전국지리교사모임 저) 발췌



@로만 코르도바 다리 Roman bridge of Cordoba

괴달키비르강을 가로지르는 로마 건축 양식의 코르도바 다리. 세고비아의 수로교처럼 아치형 구조다. 로마분들 여기까지... 대단한 정복욕을 가진 민족............

길이가 233미터에 이르고 괴달키비르 강을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아치 16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다리의 끝에 세워져 한때 요새로 사용되었던 칼라오라의 탑은 현재 역사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로마교 하류지역에는 중세 시대에 무어 족이 지은 것으로 보이는 일종의 수력 제분소 유적이 남아 있고 이 밖에도 기독교 성채와 로마식, 고딕식으로 지어진 성당과 수도원이 있다.

ㄴ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전국지리교사모임 저) 발췌


(아마도) 고대에는 로마 제국시대에도 침략이, 중세시대에는 이슬람 제국의 침략으로 여러 문화권이 섞인 꼬르도바는 이슬람 제국 당시에는 수도 역할을 했다고 하니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중요한 요충지였을 것이다. 과거에는 50만명 이상이 거주하던 대도시가 아니었을까 추정되기도 한다고. 무튼 현재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중세시대의 이곳으로 시간여행을 하는듯한 느낌이 들도록 만들어준다. 

경주만 해도 유적지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현대식 건물을 찾아볼 수 있는데 여기는 현대의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는건지, 아니면 비교적 낯선 양식이기 때문에 이질감을 못느끼는건지 모르겠지만 생생한 과거를 느낄수 있다. 날이 흐려서 더욱 운치가 있었던 듯.  


@칼라오라 탑 Museo torre de la Calahora

전망대 10-18시 운영
입장료_ 4.5유로
다리를 건너면 메스키타를 마주보고 칼라오라탑 이 있다. 전망대 역할을 하는 이 곳은 해질녘 하늘의 배경으로 보는게 더 멋지다고.



@알카사르 Alcazar

운영시간_ 9.5 ~14.5시
휴관_ 월요일
입장료_ 4유로
알카사르는 코르도바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인데 이때 보수공사 중이라 입장할 수 없었다. 콜럼버스가 왕과 알현했던 장소이며 이곳 역시 이슬람 세력이 지배했을 때 지어진 건축물이라 아랍풍 정원이 있다. 알카사르라는 단어는 성(Castle)이란 뜻의 스페인어라고 한다.



원래는 오후 4시 30분에 코르도바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그라나다로 이동할 예정이었으나 코르도바 여행 시작이 늦어지면서 늦게 출발하게 되었다. 기차로는 두시간 40분 가량 걸리는데 하루에 운행하는 차편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그래서 고속버스를 이용해 그라나다로 이동하기로 결정. 

방문한 장소 외에 원래 방문하려고 했던 장소들을 소개한다.
- 유대인 지구 La ju deria: 9.5 ~ 17.5시 (14.5 ~ 15.5시는 개방안함), 일요일  ~13.5시까지 / 월요일 휴관 / 입장료 30센트
- 작은 꽃길 La Calleia de las Flores
- 포트로 광장 Plaza del Potro: 돈키호테의 포트로 여관이 위치함
- 훌리오 로메오 미술관: 8.5 ~ 19.5시 (일요일 9.5 ~ 14.5시) / 입장료 4.5유로
- 등불의 그리스도 상 Plazuela del Crisp de los Faroles: 해질녘 등불이 켜질때 소소한 포토존


코르도바에서 그라나다까지는 ALSA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유럽의 대도시간 이동하는 다른 고속버스도 그렇듯, 깨끗하고 승차감이 좋다. 2시간 40분 소요되며 요금은 1인당 15유로 정도. 버스터미널이 크지는 않은데 편의점 같은 곳에서 간단히 식사 해결이 가능한 샌드위치도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어서 끼니로 해결할 만한 것들을 구매해 버스에 올랐다. 아침부터 정신적인 데미지에 예정에 없던 움직임이 많아서 이래저래 심신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 날이었다. 심지어 시간도 넉넉치 않아서 끼니도 제대로 못먹은 날이라 그라나다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놓자 마자 긴장이 풀어지면서 그제서야 안도감이 들었다. 

차라리 돈을 잃어버렸으면 나았으려나. 기차 패스권을 돈주고 샀는데 기차표를 다시 사니 돈이 이중으로 지출되는 상황. 이래서 여행할때 돈은 넉넉히, 해외에서 사용가능한 한도 높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꼭 가지고 있어야 하나보다. 돈을 넉넉히 가져와서 엄한 곳에서 돈을 아껴야 하는 최고로 불쌍한 상황까지는 벌어지지 않았으니.



그리고 도착한 그라나다에서 첫번째 밤.
이슬람교와 기독교의 기운을 받아(?) 정신승리 한 코르도바. 살면서 이토록 큰 셀프 데미지가 있었던가. (따지고 보면 셀프가 아니지. 도둑맞은거니까...) 시간이 충분했다면 더욱 천천히 여기저기 둘러보고 싶은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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