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시간 비행, 최장시간 여행, 최다도시 방문. 여태까지의 다른 여행과 비교했을때 뭐든지 ‘MAXIMUM’의 기록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도 쉽게 깨지지 않을 기록을 가질 여행. 심지어 최초로 해외에서 연말과 새해를 보내게 되는 경험까지. 여러모로 인상깊은 2015년 12월 31일부터 2016년 1월 23일까지 약 25일간 친구들과 함께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여행. 그곳은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따뜻한 겨울과 오렌지 나무가 야자수로 있는 곳이었다. 같은 유라시아 대륙에 붙어있지만 거대한 대륙의 끝과 끝에 위치한 그곳에서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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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서쪽 끝으로 600시간
스페인, 포르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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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에서 바르셀로나 산츠역까지는 기차로 다섯시간. 인기 구간인지 승객들이 많아서 일행과 함께 앉아가지 못했다. 우리와 같은 유레일 패스를 구입했지만 도난당하지 않은 일행은 퍼스트 클래스에 탑승했고 나와 함께 2인권으로 구매해서 졸지에 사비로 기차를 타고 다니게 생긴 일행과 2등석에 탑승했다. 2등석이라고 하지만 그냥 일반 객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결과 급이 낮은 객실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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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4인석 좌석에 앉았는데, 나머지 세명도 일행이 아닌 사람들이 앉아서 기차를 타고 가는 내내 사람만 가끔씩 바뀌고 계속 조용했다. 현장에서 발권하면 기차 요금은 147유로. 이때 고유로(지금의 omiod) 앱이 있었으면 값싼 시간대를 골라 타고 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유럽도 시간대에 따라서 기차 경로가 다르기도 하고 소요시간과 요금에 차이가 있다. 역에서 내려 호텔로 가 체크인을 먼저 했다. 가장 오랫동안 머무르는 도시라 교통이 편한 번화가에 방이 넓은 숙소로 예약했다. 다섯시간 조금 넘게 이동하다 보니 기차만 타고 왔는데 하루가 다 갔다. 여행의 중반부에 장시간 이동도 했겠다, 바르셀로나도 볼게 많으니 오늘은 맛있는 저녁을 즐기자는 기분으로 먹으러 다니기 시작.
@Cerveceria 100 montaditos
가게에 입장해서 자리 안내를 받은 다음, 주문서를 작성하고 계산대에 가서 계산 후 이름이 불리면 음식을 받아가면 된다. 주문종이에는 메뉴판의 음식 번호만 쓰면 되는데 정성스레 메뉴 이름까지 다 써벌임... 메뉴판에 메뉴 종류가 너무 많아서 혼미해져서 이런 사고과정 없이 있는대로 메뉴 풀네임을 쓰고 있었던것. 그리고 주문지에 주문자의 이름을 써서 제출하면 끝. 음식이 다 준비되면 이름을 불러준다. 마이크로 부르기 때문에 어디에 앉든 호명 소리가 잘 들린다. 문제는 내 이름을 너도나도 너무 잘 듣는게 문제...ㅋㅋㅋ
나까지 포함된 일행 셋의 이름 중 이름과 성 모두 부르기 쉬운 사람이 없어서 그나마 스펠 수가 제일 적은 내 이름을 써서 냈는데 문제는 발음이 어려울것 같았던 성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이름도 총체적 난국. 스페인식으로 발음해 버리니까 희한한 이름이 되어버렸고... 이름 부르는 사람도 웃어버리고, 가게에 있던 사람들도 웃어버리고, 우리는 이름이 불린게 맞나, 저것이 내 이름인가 하고 물음표 백만개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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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부르기 쉬울것 같은 이름으로 쓰던가, 영어 이름이 있는 사람은 영어 이름을 쓰던가, 없으면 급조해서라도 영어 이름을 쓰는것을 추천. 현지식으로 불리는 자신의 이름이 궁금하면 본명을 써보는것 또한 추천. 여하튼 내 이름은 노르웨이에 이어 스페인에서도 우스꽝스러운 이름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한국에서 남의 이름 부르고 웃었으면 시비거리지만, 외국이니 헤프닝으로 관대하게 웃어 넘길 수 있다. 이곳의 분위기는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아니라 젊은 애들(?)이 많고, 노랫소래도 크고 시끌시끌, 불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맥주 마시러 온거라 샐러드 위주로 에피타이저를 안주삼아 가볍게 섭취.
@Txapela
자 이번엔 자리를 옮겨 안주를 음미해볼까. 해안가로 왔다고 확실하게 해산물이 급 많아짐을 느꼈다. 아까보다는 조용해진 분위기의 장소로 이동. 본격적인 식사를 한답시고 음식을 테이블에 늘어놓고 먹는 식당이 아니고, 회전 초밥 먹듯이 접시별로 주묺서 먹는 곳이다.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게 특징.
약간 생긴건 비호감이었지만 인기메뉴(생긴거는 버섯같았는데 버섯이 아니고 치즈였나, 정말 버섯이었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실망시키지 않는 절대 메뉴인 문어, 사진보고는 관자요리인줄 알고 주문했는데 알고보니 다리를 숨기고 훼이크친 꼴뚜기. 바게뜨와 곁들여 먹는 음식. 이렇게 바르셀로나에서 첫날은 먹으면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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