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나만의 수업, 온라인 클래스로 실현하기 (EBS 온라인 클래스 사용후기)

수업을... 온라인으로 한다고...?

온라인으로 수업하기. 내가 퇴직할때 즈음? 아니면 100년후. 막연한 미래시대의 변화중 일부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가까운 시간에 온라인 수업이 현실이 된다고 해도 적어도 내가 교직에 있을 동안은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 갑자기.

내가 처음 코로나라는 병을 알게된건 1월달 이탈리아 여행지에서였다. 그때만 해도 중국 내에서 퍼지고 있는, 사람이 죽을수도 있는 감기 정도로 생각하고 여행하는 동안 중국인 여행객들을 피해서 여행하고 돌아가면 되겠다 싶었다. 그랬던 코로나가 해를 넘겨서까지 여행지가 아닌 일상에서 나에게 큰 변화를 줄지는 몰랐다. 

2월달의 세 차례에 걸쳐 잡혀있던 신입생의 오리엔테이션은 횟수를 다 못채우고 취소되었고, 3월 입학 및 개학시도 할 수 없었다. 초반에는 학생들의 수업결손을 방지하기 위해 임시적으로(그 당시까지만 해도 단기적으로 끝날 상황이라 생각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주요 과목 강의를 제공해주었다. 그러나 한달을 넘기고 두달을 넘길 때, 단기적으로 채우려 했던 수업결손 해결책으로는 안되겠다 싶어 급히 EBS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으로 넘어오게 되었다. 


아니 아까 그 메뉴 어디갔어...?

처음에는 플랫폼의 기능 익히기에 정신 없었다. 학생들을 가입시키기 전에 미리 클래스를 구축해놓아야 하는데, 자유학년제 수업부터 일반교과 및 창체수업까지 다양한 종류의 수업들이 있다보니 클래스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 안에서 강좌는 어떻게 개별할 것인가부터 정해야 했다. 기본 틀을 정하고, 각자 강좌를 설치를 했는데. 제공되는 EBS 강좌 끌어오기부터, EBS 강좌가 없는 교과들의 강의 자체 제작이나 유튜브 영상이용하기 등 다양한 수업자료 제공을 위해 메뉴얼을 하나하나 읽어볼 겨를도 없었다. 나에게 필요한 기능들을 직접 클릭해 보면서 익히고, 서로 물어보고, 해결하고. 서로의 강좌에 가입해서 이런 경우에 학습자에게는 화면이 어떻게 보이는지, 학습자의 강좌 수강 상태가 이런 경우에는 교사들에게 어떻게 표시되는지까지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해서 우리는 미리 연습해야 했다.

그리고 드디어 학생들에게 가입 안내를 했는데 역시나. 어릴때부터 컴퓨터와 인터넷이 친숙했을 아이들임이 분명한데, 사이트와 클래스, 강좌에 가입시키는게 이렇게 어려울 수가 없다. 30명이 넘는 아이들을 각각의 클래스에 가입시키고 승인하기를 거쳐 카오스 아닌 혼란 속에서 온라인 클래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정말이지 온라인 클래스 시작을 앞두고는 일주일 같은 하루하루였다.


유튜버가 아닌데 마치 유튜버 같다...

일단 1학기는 시작부터 전쟁이었고, 학생들과 교사 모두 갑자기 만들어진 시스템에 적응하기 바빠 직접 강의를 만들 겨를은 없었다. 교과 재구성을 하다보니, 2학기에 배치된 과목을 1학기에 가르치게 되었는데, 교육과정이 개편되고 처음으로 시작하는 학년이다보니 EBS에 기존 강좌가 없어서 급 제작을 해야했다. 영상은 만들어야 하는데 학생들은 왜이리 제때 강좌를 안들어 주는지. 출결 마감이 되는 월말즈음이 되면, 누적되는 아이들의 미수강 강의를 체크하고 계속해서 들으라고 독촉하는게 여간 답답한 일이 아니었다. 드디어 아이들이 등교개학을 하고 온라인 클래스를 병행한 이후에는, 등교한 주에 학교에 남겨 밀린 강의를 듣게 해서 누적되는 양이 많이 적어졌지만. 

EBS 강좌가 없던 중학교 3학년 2학기 단원의 별과 우주 단원에서는 전문적인 과학개념을 전달해준다는 느낌보다는 교양과학처럼 접근하는 것이 영상을 제작하기에 수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스토리텔링 식으로 소단원 내용을 하나의 흐름으로 내용을 구성해서 그림을 그리며 설명하는 컨셉으로 영상을 만들었다. 그림을 그리는 영상이다 보니, 대사에 따라 속도 조절을 할 수 있어서 내용에 따라 시간분배가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었다. 이때는 내 목소리를 들으면서 편집하는게 너무 고통이라 음성변조 기능을 이용해서 녹음한 다음 덮어서 대사 전달이 잘 되지는 않는다. 


사진이나 동영상 자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평소 여행하면서 촬영해둔 사진이나 영상을 편집해서 수업 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촬영할때는 수업중에 화면을 통해 잠깐 보여줄 수업자료 정도로 생각했던 것들이 온라인 수업에서는 메인 자료가 되었다. 아래의 영상은 홍콩 우주과학관에서 상영해 주는 영상의 일부와, 내부 설명자료를 번역하여 만든 수업자료이다.


이번에는 EBS에서 강좌를 끌어오는 1학년 수업내용 중에, 따로이 자세하게 다뤄보고 싶은 본문 내용이 있어서 1차시 영상을 제작해 보았다. 실제 수업에서는 치지 않을 드립을 영상을 만들떄에는 마음껏 칠 수 있는게 좋았다. 그리고 영상을 내가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하려고 하니 오류가 있을까 걱정되어서 다방면으로 알아보고 내용을 구성하였다. 그래도 오류가 있으면 어쩔 수 없지만. 어려운 교과내용을 쉽게 풀이하여 친숙한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전해주고자 하는게 목표였다. 




1학기는 연습이었다... 이게 실전인가

그렇게 혼란속에 끝난 2학기. 짧은 여름방학 뒤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건 전면 자체제작 수업이었다. 실시간 쌍방수업으로 줌이다, 밴드 라이브다 여러가지 논의가 있었다. 나는 내가 줌에 들어가봐도 정신없던데 온라인 클래스도 가입시키기 어려웠던 아이들을 줌 수업에 초대하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팠다. 
물론 줌은 장점이 있기는 하다. 아이들이 조금은 적극적이면서 직접적으로(수업 안듣고 재생만 시켜놓는것이 아닌) 수업이 가능하지만 출석체크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점, 그날 강의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은 해당 강좌를 제공받을 수 없다는 점, 출석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을 전부 챙겨서 수업에 참여시킬 수 없으니 출석률이 떨어진다는 점이 단점이라 줌을 사용하지 않고 실시간 쌍방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대신 강좌를 끌어오지 않고 전면 자체 제작으로.

1학기때 일주일 한 차시를 자체제작 영상만들기를 시도한 결과, 아이패드로 영상을 만드는 과정에 어느정도 익숙해진 상태였다. 그리고 고용량의 영상이 만들어져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영상 길이와 용량에 제한을 받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유튜브 계정을 만들어 채널을 개설하고 영상을 올려 링크를 얻는 방법이다. 그런데 치명적인 단점은 한 번의 수업에 매번 두어명 정도는 강의를 수강했으나 수강기록이 되지 않는것, 그리고 한번 개설한 강좌의 유튜브 링크는 수정할 수 없어서 이미 수강한 학생이 있는 상태에서 영상을 수정한 경우는 해당 강좌에 다시 링크를 올릴 수 없다는 것이다.


'올릴 수 있는 용량을 초과하였습니다'

그래서서 다양한 방법으로 인코딩을 하여 파일 올리기 방법으로 영상을 업로드 하기로 했다. 온라인 클래스로 올릴 수 있는 영상으로 만드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1.애초에 영상을 제작할때 고화질로 만들지 않는다.

2.영상의 용량이 의도치않게 제한 용량을 넘겨버린 경우 인코딩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사이즈나 화질을 낮춘다. 그런데 이 방법은 인코딩 프로그램을 전혀 써보지 않은 사람은 여러번의 실패를 겪은 후 성공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코덱, 프레임, 비율 등등 설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3.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영상을 업로드한 다음에 다시 그 영상을 받는다. 올릴때 고용량이던 파일이 화질손상 거의 없이 저용량으로 저장이 가능하다. 화질 저하도 거의 없고 업로드 영상의 길이나 용량에 구애받지 않는다.

4.네이버 밴드를 하나 개설해 영상을 업로드한 다음 다시 그 영상을 받는다. 유튜브와 마찬가지의 방법이다. 비교적 인코딩 시간이 유튜브보다 짧은것 같아서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5.카카오톡으로 나에게 영상 파일을 전송하여 다시 다운받는 방법이다. 카카오톡이 네이버 밴드나 유튜브 채널 개설 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나, 정작 카카오톡으로 전송 가능한 파일의 용량을 넘어가 버리면 안되는 단점이 있다. 무튼, 이런 다양한 방법으로 온라인 클래스 강좌에 영상 올리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참, 아직까지 미스테리로 남아있는 문제 하나는 윈도우에 기본으로 깔려있는 비디오 편집기를 이용하여 영상을 길이를 잘라 저장하게 되면 자르기 전보다 용량이 오히려 늘어나는 점. 자르기 전에 풀버전의 영상이 오히려 온라인 클래스에 올라갈 수 있는 용량인데, 자르고 나니 용량이 증가해 버리는 기이함. 마이크로 소프트분들 해명해 주세요. 1080p 영상을 4k로 만들어주는 기능이 첨가되어 있는것인지? (그런거라면 환영)


일주일이 영상제작을 시작으로 끝났다.

그리하여 시작된 수업영상 만들기로 일주일을 보내기 시작. 월요일을 기준으로 해서, 월요일날 수업 든 학급이 수요일날 들었기 때문에 하루 간격으로 수업 영상을 제작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월요일 수업영상 제작, 일요일부터 화요일까지 수요일 수업영상 제작을 하는, 오히려 주말에도 일을 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집에서 하는 무급 초과근무) 이래서 그냥 영상 만드느니 줌으로 실시간 수업 하나보다. 거짓말 안하고 실제로 수업들어가는 시간만큼, 어쩌면 그 이상으로 시간이 드는것도 같다. 


내가 수업에 부지런하게 참여하도록 했다.

그래도 장점은 수업시간에 수업자료로 활용하기 애매한 것들도 모아서 영상 제작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업 맥을 끊어가며 영상을 보여주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올 정도는 아닌데 내심 안보여주자니 조금은 섭섭한 그런 자료들. 그래서 예능 프로그램이나 가요 프로그램 등 수업 내용에 맞게 다양한 대중매체를 사용하였다. 이렇게 저작권 위반의 소지가 있는 영상을 제작했을 경우, 먼저 언급했던 영상을 첨부하는 방법 중 유튜브를 활용하는 방법은 사용하면 안된다. 귀신같은 유튜브가 30초 가량 이상의 저작권 위반 클립이 내 영상에 포함되게 되면 귀신같이 찾아내서 차단시키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 영상을 제작하고 바로 링크를 온라인 클래스에 공유했다가 시간이 어느정도 지난후 갑자기 영상이 차단되어 수업에 혼선을 빚을 수 있다. 


아래의 썸네일은 빛과 파동의 수업 중 왜 인터넷 쇼핑몰에서 본 제품의 색상과 실제 배송되어온 제품의 색상이 다른지, 어떻게 하면 좀더 그 갭을 줄여 색상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을지에 대한 수업 영상의 썸네일이다.





마음껏 개드립도 쳐보자

해당 부분은 잡종인 노새가 자신이 불임이라는 것을 알고 방황을 하다 또다른 잡종인 라이거를 처음 만나 할 말을 영화 '친구'의 유명한 대사인 "느그 아버지 뭐하시노라"고 묻는 씬을 이용하였다. 대답은 "사잔데예..."



그리고 실제 교실에서 하는 수업이었다면 교과서 CD에서 제공하는 실험영상을 보여주고 활동을 시켰을텐데 이참에 찍어나 보자하는 부지런함이 발동된다. 올해가 직접 실험을 가장 많이 한 해가 아닐까 싶다. 때로는 사진 자료로 제공된 부분도 직접 영상으로 시연해서 보여줄 수 있기도 했다. 이 또한 '이거 보여주려고 수업중에 교구를 들고다니면서 보여줘야하나?' 싶은 활동도 전부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되었다. 그리고 교과서 CD에 제공되지 않는 영상들은 어떻게든 유튜브를 검색해서 해당 영상을 찾아 아이들에게 보여줘서 의도치 않게 귀신같이 키워드 잡아내어 영상찾기 능력이 향상 되었던 과거의 나. 영상 찾을 시간에 직접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다. 아래의 차시 영상처럼 다양한 악기의 소리 파형을 비교해 보는 수업을 하기위해 일부러 피아노가 있는 음악실에 들어간다던가, 집에 있는 악기란 악기를 끌고와서 아이들 앞에서 연주해야 된다던가 하는 부담이 없다. 일단 얼굴이 안보이면 뭐든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키트로 수업을 해 본 사람이라면 알거다. 재료가 다 갖추어져 있고 설명서가 한글로 써있어서 키트를 이용해 1차시를 날로 먹으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라고. 무조건 키트는 수업하기 전에 내가 먼저 조립을 해야하며, 어떤 부분이 아이들이 어려워 할지를 알아야 하고, 내 기준 키트를 완성하는데 얼마가 걸리는지 시간을 측정해 봐야한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내가 설명해준 부분들 다시 묻는 경우가 많고, 한글로 된 설명서를 찬찬히 읽어보고 따라해볼 의지가 없다. 이런 경우에는 키트 만드는 방법을 영상으로 촬영해 보여주면서 진행하면 그래도 10명이 물어볼거 5명만 물어본다. 키트 제작하는 영상은 온라인 수업떄도 반드시 필요한 가이드이지만, 오프라인 수업에서도 있으면 좋은 부분이다.


위 영상은 망원경 키트를 조립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고 아래 이미지는 교과서 활동중 하나인 홀로그램을 보기위한 간단한 도구 만들기 영상의 썸네일이다.




교과 외 어떤 부분에 온라인 클래스를?

이번에는 교과 외의 온라인 클래스 활용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자유학년제 실시로 교과 외의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했다. 우선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과목이 방송댄스인데, 오히려 다른 스포츠 종목보다 영상 구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세상이 좋아져서 요즘에는 안무 전체가 다 보이도록 방송사에서 촬영해 유튜브에 올려주기도 하고, 댄서들이 커버 영상을 올리거나 안무를 외우기 쉽게끔 튜토리얼 영상을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영상이 없다면 직접 촬영해서 올릴수도 있다. 우선 내가 원하는 곡이어야 하고, 거울모드로 좌우가 반전된 영상이어야 하며, 원래의 음악속도에 맞춰 안무를 보여주는 영상을 느리게 편집한 영상보다는 애초에 느리게 재생되는 음악에 맞춘 안무가 동작을 따라하기 훨씬 수월해 이런 조건을 다 갖춘 튜토리얼 영상을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직접 제작했었다. (이번 학기는 스포츠 과목을 담당하지 않아 실제 수업에는 활용하지 않았지만 이런 식으로 한 곡을 여러 차시에 걸쳐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무 영상은 적당히 느린 0.8배속의 좌우반전 거울모드 영상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수강자 입장에서는 속도를 자신의 수준에 맞춰 조절하며 편하게 외울 수 있다.



그리고 1학기에 개설한 세계만화그리기반 예술 동아리와, 2학기에 계설한 교과 주제선택 프로그램인 과학웹툰반 수업 모두 결과물과 방향은 다르지만 기본 베이스는 해당 작품의 캐릭터를 따라 그리는걸로 기본 캐릭터 그리기 실력을 높인 다음 진행되는 수업이다. 해당 작품감상을 먼저하고, 주요 등장인물을 간단한 도형으로 밑그림을 그린 다음 세밀화하여 완성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제작했다.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는 캐릭터라도 도형의 비례와 도형간의 비율만 잘 맞추면 그럴듯한 캐릭터를 따라 그릴 수 있다라는게 포인트이다.



왼쪽은 태블릿을 이용해서 그림그리는 어플에 그리는 동안 화면을 녹화를 한 것이고 오른쪽은 태블릿에 그림그리는 장면을 카메라로 촬영한 것을 동시에 재생되게끔 영상을 편집한 컷이다. 가끔가다 필 꽂히면 해당 애니메이션 주제가도 배경음악으로 만들어 깔기도 한다. 특히 세일러문 강좌는 혼을 쏟았다. 등장인물 다 그릴꺼니까.



사랑해요 EBS 온라인 클래스

1학기 반절과 온전한 2학기를 EBS 온라인 클래스를 통해 수업을 진행해본 결과, 나쁘지 않은 온라인 수업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실제 수업이었다면 불가능한 부분까지도 커버해 버리는 장점이 있었다. 물론 교사나 학생이나 처음 접해보는 시스템에 삐걱대기는 했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온라인 클래스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시스템이 변하면서 진화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줬다.

우선, 처음에는 EBS 기반의 강의를 끌어오려면 해당 과목의 강의 전체를 끌고와야 했는데 이후에는 원하는 차시 강의만 선별해서 끌어올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2학기때 자체 강의로 이끌고 소단원 끝에는 EBS 문제풀이 강의를 끌어와 학생들이 문제를 다양하게 접해볼 수 있는 차시를 마련하였다.

한 차시 강의에 최소 하나의 강의를 만들게 되면 학기가 진행되면서 최신강의가 너무 아래로 밀려 내려간다. 그리고 아이들도 여러 강의가 쌓이게 되면 지난 강의를 다시 듣고 오늘 들어야 하는 강의를 정작 수강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이미 본 강의내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나 보다. 심지어 수강완료 글자가 써있던데.. ) 이런 부분을 커버해 주는 것이 강의 비공개 하기 기능이다. 강좌 개설자인 나에게는 모든 강의내용이 보이지만 아이들에게는 공개해 놓은 강의만 보이기 때문에 실수할 확률이 적어진다. 그리고 지난 강의는 볼 수 없다는 압박(?)으로 해당 시간에 강의를 좀더 집중해서 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초창기에는 몇개의 강좌 중 몇 강좌를 수강했는지 수강 진도률이 표시되었는데 이후에는 강좌별로 해당 학생이 몇시에 접속하여 몇시에 강의를 마쳤는지까지 표시되어 출결관리를 좀 더 정확하고 편리하게 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오류가 생기기는 하더라.

다양한 유형의 강좌를 제공할 수 있다. 영상뿐만 아니라 글, 이미지, 토론, 문제풀기에 최근 화상수업까지 생겼다. 

영상 업로드시 약간의 꿀팁이라고 한다면, 저화질, 일반화질, 고화질 세 버전 중 두 버전 이상을 업로드 해야하는데, 해당 영역의 (+) 버튼을 눌러 영상을 업로드 하면 나머지 버전에도 다시 업로드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세 영역중 한 영역에 영상을 드래그하여 놓으면 자동으로 세 버전의 업로드가 이루어 지며 영상 재생시간도 입력된다.

인덱스와 북마크기능이 생겼다. 영상을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새로운 내용이 시작되는 부분에 인덱스를 입력해 목차처럼 보여줄 수 있고, 수강자 입장에서는 북마크 기능을 이용해 영상을 보다가 중요한 부분이나 다시 보고 싶은 내용이 있을 경우 북마크를 해 놓으면 나중에 해당 부분을 쉽게 다시 찾아볼 수 있다. 

강좌의 오픈시간을 예약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예전에는 강좌 완성과 동시에 공개를 하는 방식이었는데, 강좌를 정해진 시간에 듣게 하여 출석체크를 꼼꼼하게 하기위해 해당 시간에 맞춰서 수동 오픈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특히 1교시 수업이라면 등교 체크로 아침부터 정신없는데 1교시 수업시간에 맞춰 강의를 오픈해야하니 말이다. 하지만 이 기능으로는 전에 강의를 완성하더라도 오픈 예약시간을 입력하여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영상이 열리게끔 할 수 있다. 학생들의 강의 몰아듣기를 방지할 수 있는 좋은 기능이기도 하다.


다 좋은데, 이것도 좀...

물론 아직까지 아쉬운 점도 있다. 아직 내가 기능을 못찾은 부분도 있겠지만, EBS 온라인 클래스를 이용하면서 불편하거나 아쉬운 가능은 한번에 여러 강좌를 한번에 공개하기는 되지만 비공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하루에 제공되는 강의가 여러개일때, 혹은 주 별로 강의 목록을 비공개하려고 할때 강의를 일일이 클릭하여 비공개 전환을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여러 강좌를 한번에 공개하기 기능이 있듯이, 그 반대 기능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강의 오픈에약 시간도 있듯이 강의폐쇄 시간도 필요한것 같다. 출결떄문에 특정한 시간동안만 오픈해야 하는 경우(예를들어 해당 교시 동안만 오픈되어 있어야 한다던가) 시간에 맞춰 정확하게 강의를 매번 닫기가 어렵기 때문에 오픈 예약을 할 수 있듯이 폐쇄예약도 가능했으면 좋겠다. 

한 강좌에 한 플랫폼밖에 제공할수 없다. 앞서 장점으로 언급했던 다양한 유형의 강좌를 제공할 수 있는데 한 강좌에는 한 유형의 강좌밖에 올리지 못한다. 영상과 이미지를 동시에 제공해야 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링크가 필요하다. 영상을 기본유형으로 하고 이미지를 제공할 때에는, 블로그를 개설하거나 드라이브를 이용하여 이미지를 업로드한 뒤 링크를 얻어 영상 강의 본문에 링크를 거는 방법을 쓰고있다. 또는 이미지와 영상을 모두 필수로 보게 하기 위해서는 영상과 이미지 강좌를 따로 열어야 하는데, 아이들이 누락하고 수강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출결 관리가 불편하다.  하나의 강좌에 그림과 텍스트, 영상, 퀴즈 등 다양한 플랫폼을 한 번에 실을 수 있는 기반이 되었으면 좋겠다.

업로드한 영상의 재생 구간을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다. 제공하고자 하는 영상이 한 차시 이상의 분량이라 두 차시 이상으로 나누어서 영상을 제공하고 싶을 때에는 영상을 분할해야 하는데, 위에서 언급한 문제중에 기본 윈도우에 탑재된 비디오 편집기를 가장많이 사용하게 되겠지만 용량이 증가해서 인코딩까지 따로 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래서 재생시간이 긴 영상 중 해당 차시에 재생해야 하는 구간을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

강의에서 학생 가입 해지 시키는 기능이 필요하다. 교과수업 외에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처럼 학생들이 각자 배정된 수업을 듣기위해 강좌에 수강등록을 하는데 매번 강좌에 잘못 가입하는 학생이 생긴다. 그런데 한번 잘못 가입을 하게되면 교사 입장에서 가입을 해지시킬 수 없기때문에 계속해서 학생이 수강 목록에 올라와있다. 그래서 출석체크를 할때 이 학생이 단순 미수강 학생인지, 원래 해당강좌에 가입될 학생이 아닌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강좌 담당교사가 학생을 수강해지 시킬 수 있으면 좋을듯 하다.


생각보다 길어진 후기의 끝맺음

온라인 클래스로 시작한 이번 학년도도 얼마 남지 않았다. 현재 코로나 확진자의 증가추세를 보아하니 당장 내년 3월이 된다고 해도 바로 등교수업 짠~하며 새 학년도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2학기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클래스로 시작하는 2021학년도 1학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교사도 학생들도 온라인 클래스 시스템에 적응되어서 삐그덕 거리는 시간이야 줄어들겠지만, 발전하는 EBS 온라인 클래스의 플랫폼으로 좀 더 수월한 시작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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