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포르투 자유여행 1/3 [] 상벤투역> 도루강/동루이스1세다리 > 카렘 와인하우스

 최장시간 비행, 최장시간 여행, 최다도시 방문. 여태까지의 다른 여행과 비교했을때 뭐든지 ‘MAXIMUM’의 기록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도 쉽게 깨지지 않을 기록을 가질 여행. 심지어 최초로 해외에서 연말과 새해를 보내게 되는 경험까지. 여러모로 인상깊은 2015년 12월 31일부터 2016년 1월 23일까지 약 25일간 친구들과 함께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여행. 그곳은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따뜻한 겨울과 오렌지 나무가 야자수로 있는 곳이었다. 같은 유라시아 대륙에 붙어있지만 거대한 대륙의 끝과 끝에 위치한 그곳에서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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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서쪽 끝으로 600시간
스페인, 포르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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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케리아 시장에서 과일주스로 당분과 비타민 섭취를 해주고 공항으로. 바르셀로나 카드를 이용하면 공항철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15분 간격으로 운행, 공항까지 50분 정도 소요된다.


포르투갈 항공인 TAP 항공으로 포르투갈의 포르투로 향했다. 처음 유럽내 비행기를 탔을 때 2-2 좌석의 소형 비행기가 날 수는 있을까 신기했는데, 이번 비행기는 무려 1-2 좌석... 작지만 안정감있게 약 한 시간 가량 비행.

안단트 티켓. 포르투갈의 교통카드로 종이쪼가리 처럼 생겼는데 나름 충전도 된다. 메트로, 트램, 케이블카, 일부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외에는 포르투 카드가 있어서 24시간, 48시간, 72시간, 96시간 단위로 구매할 수 있다.

@Cafe Santiago F

대표 디저트(를 가장한 식사)인 프랑세지냐. 작은 소녀라는 뜻으로 빵 안에 햄과 치즈, 베이컨 등이 층층이 쌓여있고 그 위에 치즈와 계란을 끼얹은 다음 감자튀김을 곁들여 먹기도 하는 음식. 이름이 작은 소녀라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된다. 재료 구성을 보면 알겠지만 완전 열량 폭탄급. 열량만큼은 절대 작은 소녀가 아닌.. 그런데 대부분 열량 높은 음식들이 맛있다. 그래서 프랑세지냐도 그러하다.

체리 맥주랑 먹으면 꿀맛. 총 25유로 정도 나왔다. 세 명에서 푸짐하게 잘 먹었다. 푸짐하게 두개 시켜서 먹는것 보다는 감질나게 하나 먹는게 좋을듯. 

포르투 상 벤투역에 도착해서 숙소에 짐 넣고 나왔는데 갑자기 누군가 우리 옆을 지나가면서 "안녕하세요~" 하는것이다. 지나가던 10대 혹은 20대 초반의 소녀들이었는데 우리는 누가 한국말로 인사해서 우리중에 아는 사람이 인사한건가 반사적으로 너무 놀라서 두리번 거렸고, 그런데 인사의 출처가 현지 학생들이었고. 놀람 반, 반가움 반을 섞어 반사적으로 우리도 인사를 건내었다. 좀만 덜 당황하고 영어회화에 자신이 있었으면 어떻게 한국인사말을 알고있는지 물어봤을텐데. 너무 순식간에 서로 스쳐 지나가듯 주고받은 인사라 경황이 없었다. 억양도 너무 자연스러워서 진짜 지인이 인사 건넨줄 알았다. 맨날 유럽여행 다니면서 ‘니하오’나 아주 가끔의 ‘곤니치와’를 듣다가 '안녕하세요'를 들으니 감동이... 


@상 벤투 역

타일로 그려진 벽화. 아줄레주 양식이 돋보이는 상 벤투 역의 내부 모습. 아줄레주 양식이란, 포르투갈에서 500년 넘게 이어져 오는 도자기 타일의 공예 방식이다. 흰색 도자기 타일에 주석 성분의 유약으로 그림을 그려 구운 것인데 우리 나라의 조선 백자나 고려 청자가 떠오르게 하는 느낌이라 서양의 것인데도 어딘가 친숙하고 동양적인 느낌이 느껴졌다.
하나 웃겼던 일화는 당시 여행이 소개팅을 하고 얼마 뒤 온 것이었다. 상 벤투역 내부를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천장에 대문짝만하게 소개팅 한 친구의 이름이 써있던 것이다. 그때는 소개팅 후 여행지에서도 간간히 연락을 이어가고 있던지라 운명이니 뭐니 동행들의 장난이 있었지만 그 친구가 태어나기 훨씬도 전인 1896년 9월 7일 포르투갈의 포르투에 지어졌을 뿐이고, 역 천장에 새길만한 문구를 정해서 새겼는데 한국 발음으로도 있었던 우연의 일치였을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포르투 시내의 모습. 스페인에서 머물렀던 도시와 같은 유럽권역이고 인접 국가인데도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유럽 어차피 거기서 거기 아닌고 하지만 땅덩어리가 크면 하나의 국가 안에서 여러 도시들 사이에서도 분위기가 달라지듯이 나라가 달라지면 다른 느낌이 난다. 아무래도 우리보다는 그쪽 문화권 사람들이 더 잘 느끼기는 하곘지. 이제 와인하우스를 가기 위해 동 루이스 다리가 있는 도루강변으로 간다.


@도루 강 Douro river, 동 루이스 1세 다리

상 벤투역에서 거리 구경할 겸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도착했을 때 어느새 해가 뉘엿니엿 지고 있던 도루 강변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화려한 건축물과 조명이 있는건 아니지만 소박하면서도 평화로운 모습이다.
동 루이스 1세 다리는 에펠 제자가 만들었다고 한다. 트램이 다니기도 하고 보행도 가능한 다리인데 다음번에 다시 간다면 이 다리 위에서 다시 한번 해질녘의 강변을 보고싶다. 그리고 도루 강을 따라 유람선 투어를 할 수도 있다.


@Calem 와인하우스

카렘은 도루강변에 위치한 와인투어 및 시음, 파두 공연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바로 본론부터 들어가 시음을 하고싶겠지만, 가이드분을 따라 와인의 역사와 제조과정와 카렘 와인하우스의 특징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한 바퀴 투어후에 시음할 기회가 주어진다. 

여러 향의 와인을 맛보고 구매할 수 있는데 캬라멜 향 와인이 제일 독특하고 맛있었다. 시음으로 한 잔씩 마셨는데 세 가지 맛을 다 봤었다. 그런데 맛별로 시음잔을 받아서 맛을 본건지, 마침 인행이 셋이라서 각자 다른 와인 시음잔을 받아 조금씩 같이 맛본것이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무튼 나오는 길에 조그마난 샘플병에 세 가지 종류의 와인이 든 세트를 사왔는데 너무 아까워서 자체적으로 몇년 묵혀 마셨다. 뭐 어차피 발효주인데 굉장히 인위적이지 않은 내 방이라는 공간에서 추가적으로 숙성이 된것이겠지만 거기에서 오는 맛의 차이를 느낄만큼 절대미각은 아니니까. 마지막으로 마신 병은 기념으로 장식장 위에 올려두었는데 이사하면서 버려졌거나 엄마가 쓰레기니 버렸거나.
그리고 이 곳의 특징 중 하나는 와인 시음과 함께 파두 공연을 볼수 있는 것이다. 파두는 우리나라 민요처럼 한이 서려있는 포르투갈의 민요라고 하는데 이날 선곡된 곡들은 흥겨운 곡이라 포르투갈의 한은 못느낀걸로... 한이 서린 파두를 들어보고 싶으면 다른 와인 시음장이나 파두 공연장을 찾아보시길. 
한국 분들도 제법 계셔서 일행들끼리 서로 사진찍어줬다 ㅎㅎ


와인투어 후 나오니 검은 밤하늘의 도루강과 다리가 보인다.  아까와는 또 다른 분위기.강변을 걸어서 숙소로 가며 포르투갈에서의 첫 밤이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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