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아테네 자유여행 파헤치기 4/4 [] 아크로폴리스 야경 > 제우스 신전 > 아크로폴리스 박물관
과거로의 시간여행Athens, Greece
다시 안녕? 아테네 국제공항
공항 건물을 빠져나와 지하철역으로 가서 기다리는데 30분마다 운행하는 지하철이 막 출발한 상태라 30분을 플랫폼에서 꼬박 기다렸다. 실외 플랫폼이지만 코레일 클럽(?)은 열리지 않는다. 한밤중에도 발을 동동 구를만큼 춥지 않은 이 곳의 날씨. 나는 무엇때문에 1년에 3개월은 추위와 싸우며 살고 있는가.
에피소드 하나. 꼬마 아이가 자기 아빠한테 전화를 걸어야 한다며 휴대폰을 빌려 달라고 한다. 아, 물론 그리스어로 말했으니 아닐 수도 있지만 왠지 이렇게 말하는 느낌. 진짜 아빠를 잃어버렸거나 급하게 연락을 해야하는 상황의 어린이일 수 있겠지만 왜? 그리스어도 안통하게 생긴 아시아인에게 굳이 휴대폰을 빌려달라고? 물론 어린애라 내 폰들고 튀면 잡을 수야 있겠지만.. 로밍 안된 폰이라 전화를 쓸 수 없다고 거절. 급박했으면 아무나 잡고 또 다른 사람에게 폰을 빌릴법도 하지만 어슬렁 거리면서 빌릴만한 사람(?)을 찾는 것 같은 느낌. 오호라 너가 보기에는 내가 만만한 타겠이었구나? 만약 정말 핸드폰을 빌려야 하는거였다면 오해해서 미안하다.
신타그마 도착. 저번에 묶었던 곳과 다른 곳에서 1박을 지내게 되었다. 방도 넓었고 조식도 뷔페수준... 더 여유롭게, 더욱 든든히 먹고 호텔을 나서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숙소가 대로변에 있어서 찾기도 쉬웠다. 숙소 사진은 아니고, 숙소 가는 길, 평범한 시내거리.
사실 오늘 쇼핑밖에 안했잖아? 비행기에서 쉬었잖아? 짐을 내려놓고 저녁 산책에 나섰다. 저녁을 먹어야 하기도 하고.
@Monastiraki square #모나스티라키광장
아크로폴리스 잘 있었구나.
처음 아테네 왔을때 보았던 아크로폴리스 야경이 멋있어서 다시 보러 갔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을 밤에 보는 느낌과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시간, 전혀 다른 문화 아래에서 지어진 건축물. 저녁 시간이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붐비는 모나스티라키 광장. 마지막 아테네에서의 밤에는 로만 아고라 근처에서 아크로폴리스의 야경을 감상하기로 결정.
에피소드 둘. 남녀 초딩쯤으로 보이는 꼬마들이 다가와서 (내가)아름답다며 꽃을 선물로 주겠다며 칭찬을 날렸다. 고맙지만 받지 않겠다고 꽃은 거절했지만 기어고 공짜라며 받아 달라고 해서 일단 손에 들기는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가는가 싶더니 그런데 1유로만 줄 수 없냐고ㅋㅋㅋ 처음부터 1유로니까 사달라고 했으면 애기들이 고생하네라고 생각하며 사 줄 수도 있었지만 공짜라고 해놓고 돈을 요구하니 순진한 어린이들이 아니구나 싶어서 꽃을 사주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았다. 뭐든지 솔직하게.
@파나기아 카프니카레아 성당
Ermou 에르무 거리를 따라 모나스티라키 역에서 신타그마 역 방향으로 이어지는 번화가 중간에 특이하게 자리잡은 성당. 사람이 없을 때 찍었는데 만남의 광장이 맞긴 한지 오늘 이 시간에도 일행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한국어로 된 설명이 없어 번역기를 돌리니 이해하는데는 한계가 있지만 비잔틴 제국의 영향을 받았고 에르무 길을 만드는 과정에서 철거될 뻔(혹은 철거 되었다가) 하다가 복원했다는 듯.
@Ergon Athens
숙소 가는길에 여기 가야지! 하고 갔는데 영업 끝난 줄 알았다. 내가 간 골목은 일부 닫았고 뒷쪽 골목으로 난 가게 입구에서는 한창 영업중이었다. 그릭샐러드와 기로스로 마지막 저녁을 배부르게 먹었다.
@Olypia Zeus temple #제우스신전
역시나 입장은 못하고 울타리 밖에서 구경만. 밖에서만 보기에 나쁘지 않다.
숙소 가는길에 유적지가 있어서 둘러봤다. 신타그마 역 근처였나..? 역시 고대 도시 답게 도심 한가운데에 유물 나오는 클라스.
그리고 그리스에서의 마지막 아침. 뷔페식으로 거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남은 짐 정리. 항상 느끼는거지만 체격도 큰 서양인들이 아침에 식빵 한조각에 약간의 과일과 샐러드, 커피 한 잔으로 아침 식사가 되는거 보면 신기하다. 호텔 메이드분이 성격이 급하신지 체크아웃 시간도 안됐고 방해금지 팻말도 걸어 놨는데도 문을 열고 들어오심.. 빨리 체크아웃 해서 나가라는 무언의 압박인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진짜 마지막 일정으로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을 보기위해 이동.
@Acropolis museum #아크로폴리스 박물관
운영시간 9 - 17시 (금요일 - 22시, 주말 9 - 20시)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박물관 층별 안내도를 대표 이미지로... 아크로폴리스 일대에서 발굴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특히 아크로폴리스 에레크테이온 신전의 6소녀상의 진품이 이곳에 있다. 평일이라 초등학교 아이들이 선생님 및 가이드를 따라 관람하는데... 쌤들 거의 열마디 당 한번씩 쉿-쉿- 하시는게 너무 웃겼다. 아니 슬펐다. 관람하는 어린이들보다 인솔하는 선생님들과 더 감정적인 교류가 되는건 나이탓인가..ㅎㅎㅎ
그리스어 매력에 빠져 박물관에서 그리스어가 빼곡히 적힌 티셔츠도 기념으로 사왔다. 스몰을 사야하나 이보다 작은 사이즈를 사야하나 고민했는데 왠지 옷이 남자 사이즈 기준으로 나온것 같아서 청소년 사이즈 (12/14) 구매했더니 딱 맞네. 아니 서양인 기준 사이즈인가...!
이제 공항가는 길. 마지막으로 신타그마 지하철 역 플랫폼 모습.
루프트한자 항공으로 아테네 공항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하여 환승하는 경로였는데 원래는 두어시간 정도 텀이 있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가 연착되는 바람에 내리자마자 면세구역을 스쳐 자연스럽게 인천행 비행기로 갈아탔다. ^^;;; 공항 면세점좀 구경하려고 했더니.
그리스 여행 추천? 직항이 없기 때문에 출입국시 체력소모가 있다. 화려한 현대 도시를 위한 관광이 아닌, 돌로 가득한, 그것도 형태가 온전치 않은 고대 도시의 유적 중심이기 때문에 관광지 다운 유럽이나 화려한 도시 관광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심심할 수 있겠다. 또한 해양 스포츠나 휴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테네 뿐만 아니라 산토리니 등 다른 섬에서의 휴양 일정을 넣어야 하며 여름철 관광을 추천한다. 대신 모든 유적지는 땡볕 아래에서 다니는거라 일사병 걸리기 딱 좋아보인다.
여행 후 감상. 만족스러웠다. 일단 처음으로 유럽 여행을 하면서 한 국가만 오롯하게 있었던 것도 처음이고. 섬을 두 군대 끼다보니 기차를 타고 근교도시 여행을 하지 않은 유일한 유럽 국가가 되었다. 동양인이 많지는 않았지만 불쾌하거나 신경쓰일 정도의 인종차별도 없었고 전체적으로 느긋한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기존에 고대 그리스의 역사에 대해 많은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리스 로마신화에 관심이 많은 편도 아니지만 단지 '오래된 인간의 생활 흔적을 밟아본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게 다가왔으며 박물관 등지에 쓰여있던 유물 설명서를 번역해서 보며 알게 된 부분도 있고 앞으로 알게 될 부분도 있을 것이다. 처음 경험해보는 지중해성 기후에 겨울 여행이지만 추위에 떨며 체온을 보존하는데 에너지 소모가 없었고. 매력적인 여행이었다. 지옥같을것 같지만 여름의 분위기도 궁금해지는 그리스이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