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인터라켄 자유여행 파헤치기 1/4일차 [] 쉬니케플라테 > 알프스 가든 > 하더쿨룸 > 회에마테

 

걷고, 오르고, 헤엄치고
독일, 스위스 

내가 스위스에서 트래킹을 좀 하고 싶다. 멋진 풍광을 보면서 아무 생각없이 길을 걷고 싶다. 알프스 산맥을 보고싶거나 오르고싶다 그럴 때 거점을 두고 숙박하라고 추천할 곳이 인터라켄이다. 일단 산악지역을 여행하기 위한 도시이지만 대도시들과 기차연계가 잘 되어있고 숙소도 많으면서 번화한 도시이다.
나에게 스위스의 첫 관문이었던 베른에서는 50분을 기차로 달려 도착할 수 있었다. 인터라켄에서 갈 수 있는 여러 산악코스를 체험(?)해 볼 계획이나 렌트카 여행이 아니고 전부 기차와 유람선이 연계된 코스이기 때문에 이동의 효율성을 위해 숙소값이 조금 비쌌지만 인터라켄 바로 코앞에 있는 숙소를 선택하였다. 매일 시간에 맞춰 기차를 타야하는 일정이 있는 도시라면 역 바로 앞의 치안이 괜찮은 호텔이 최고인것 같다. 캐리어를 든 상태에서 체크인/아웃 하기에도 좋고, 나름 기차역을 가기 전에 대중교통을 한 번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상당히 효율적인 점이다. 베른에서와 마찬가지로 인터라켄에서도 체크인을 하면 그 도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권을 준다. 교통 및 물가가 비싼 여러 도시를 가봤지만 이렇게 교통권을 제공하는 도시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나름 자신들의 높은 물가를 인정하고 아량을 베푸는 느낌이었다. 무료 교통권인 인터라켄카드를 챙겨 짐을 숙소에 넣어만 두고 바로 나와 쉬니케 플라테로 향했다. 스위스패스를 사용한 날이니 베른 - 인터라켄 구간만 이용하기에는 아쉽지. 바로 스위스패스 뽕뽑으러 나갔다. 인터라켄에서는 스위스패스만을 이용하여 하더쿨룸과 쉬니케 플라테에 갈 수 있다. 쉬니케 플라테는 기차 환승이 필요하다. 

인터라켄에서 쉬니케 플라테 가는 방법

- 인터라켄 동역의 2번 플랫폼에서 파란색 열차 탑승(행선지는 상관없음)
- 빌더스빌Wilderswil 역에서 하차
- 쉬니케 플라테행 기차로 환승하여 쉬니케 플라테에서 하차

빌더스빌에 도착하여 본격적으로 산악구간을 운행하는 쉬니케 플라테행 기차로 갈아탄다. 5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성수기에는 4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편도로 50여분을 달려 고도 1957m까지 올라가는 톱니바퀴 기차이다. 편도 요금이 35.6프랑인데 왕복권을 산다고 해서 할인되는건 아니다. 스위스패스와 융프라우vip 패스로도 이용 가능한 구간으로 인터라켄 동역에서 첫 기차가 7시대, 쉬니케 플라테에서 인터라켄 방향으로 막차가 17시대에 있으므로 생각보다 막차가 빨리 끊긴다. 쉬니케 플라테로 너무 늦지 않게 일정을 시작해야 하며 막차시간 을 확인하면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사진 찍으면서 차창밖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50분의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이 열차를 타고 가면서 볼 수 있는 두 개의 호수가 있는데 인터라켄을 중심으로 서쪽에 있는 툰호수 Thunersee와 동쪽의 브리엔츠호 Brientz lake이다. 빙하수의 영향을 받아 그런지 우리나라의 호수 색깔과는 다르게 청록빛이 돈다.

기차를 타고 올라가는 50분 안에 변화무쌍한 날씨변화를 보여줬다. 이렇게 화창해서 곧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가 나올 것 같다가도 아래 사진처럼 순식간에 눈이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온통 구름과 안개로 덮여 하얗게 변하였다. 그리고 내릴 때가 되어서는 빗방울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바람과 우박과 함께...

일단은 잠시 역의 처마 아래에서 비를 피했다. 그래도 언제까지고 비가 완전히 그치기까지 기다리기는 뭣했던 찰나 비가 조금 잦아들어서 이 정도면 옷에 붙어있는 모자를 쓰고 그냥 걸어다닐 수 있겠다 싶어 걸어보기로 했다. 쉬니케 플라테 역에서 조금 내려가면 산책로가 나온다.

@Schynige Platte 쉬니케 플라테

사실 우리 일행 말고는 다들 비오는거 신경도 안쓰고 산책로를 따라 걸어내려 갔다. 그런데 우리는 본격적인 트래킹 복장이라기 보다는 동네 뒷산 가볍에 올라가는 차림이라.. 거친 산등성이의 모습이 사이사이 보이고 그 아래로 산책로를 따라 걷고 있는 사람들이 조그맣게 보였다.

@Schynige Platte Alpine Garden 쉬니케 플라테 알파인 가든

알프스 지방의 고산지역에는 어떤 꼿이 있을까? 꽃에 대해 잘 모르기는 하지만 일단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꽃들이 있을것 같아서 꽃구경을 해보기로 했다. 가든이라고 하지만 유료로 입장하는 구역이 아니고 산책로 중 유독 꽃이 많이 피어있는 구역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모르긴 몰라도 이 꽃은 진짜 우리나라에서 못 본듯.

이제 알프스 느낌 좀 나나...? 그래도 한 여름에 눈 온듯 산등성이에 만년설 좀 얹어져 있어야 알프스 느낌나지. 

저~기 멀리 조그맣게 보이는 것이 등산객. 날씨가 흐려서 그런가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그 와중에 우리는 또 언제 오겠냐며 흩날리는 비바람을 맞으며 걸어가 봤다. 산책로 거리는 3~4시간 소요되는 코스도 있고 짧은 코스도 있다. 기차역 근처. 돌아가려고 하니 비바람이 멈추네. 기차를 타고 올라오다보니 자꾸 잊어버리는데, 산 위라 날씨 변화를 가늠할 수 없는게 정상이다. 

조금 왜곡되긴 했지만 툰호수와 브리엔츠 호가 한 컷에 담기게 파노라마로 찍어보았다.

인터라켄에 발을 디딘 첫날 가볍게 산 하나 오르고 다시 돌아온 인터라켄 시내. 여기서 끝이냐고? 그렇다면 패스권 뽕뽑기가 아니지. 두번째 행선지, 쉬니케 플라테와 함께 인터라켄에 도착한 날 가볍게 오르기 좋은 곳 중 하나인 하더쿨룸으로 출발했다.

인터라켄 동역에서 하더쿨룸까지는 배차간격 30분인 산악열차로 10분이면 오를 수 있는 곳이고, 쉬니케플라테차럼 열차 환승이 없어 더욱 이동거리가 짧고 쉽게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유일하게 알프스 호른과 스위스 전통악기들로 연주되는 음악을 들으면서 인터라켄 시내 및 알프스 산맥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강력추천 하는 곳이다.

융프라우패스로는 무료탑승, 스위스패스로는 50% 할인된 금액이기 때문에 융프라우 패스를 사용하는 날 일정이 빨리 끝나거나, 스위스패스를 이용해서 인터라켄을 출/도착 하는날 방문하면 좋다. 패스를 사용하지 않으면 편도 16프랑, 할인쿠폰 사용시 왕복 23프랑.

운행기간은 4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이며 인터라켄에서 출발하는 첫차가 9시, 하더쿨룸에서 내려오는 마지막차가 21시에 있다. 인터라켄에 늦게 도착한 날이라면 아마도 쉬니케 플라테보다는 하더쿨룸이 막차시간이 여유가 있기 때문에 더 나을 것이다. 내가 방문했던 시간은 초저녁이었는데 전통악기 공연은 그때가 마지막 타임이었던 것 같다. 연주를 하시고는 악기를 챙겨 내려가셨기 때문...

@Hader kulum 하더쿨룸

전통악기 공연뿐 아니라 요들송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 융프라우가 워낙 간판 산악 코스다보니 첫날 약간 알프스 맛보기 식으로 방문한다는 생각을 가져서 그런가 기대와 정보가 많지 않았던 하더쿨룸이랑 체르마트 때문에 스위스 다시 가고 싶을 지경... 너무 좋았다. 이 곳들을 몰랐고 안 갔으면 아쉬웠을 뻔. 쉬니케 플라테와 하더쿨룸 중 한 장소만 선택해야 한다면 본인의 여행스타일에 따라 결정하면 될 것 같다. 산책로를 따라 알프스 산맥을 걷는 트레킹을 하고 싶으면 쉬니케 플라테, 여유롭게 전망대에서 알프스 산맥을 바라보며 스위스 전통 악기 음악 소리와 요들송을 듣고 싶으면 하더쿨룸으로.

좀 더 오래 있고 싶었지만 이제 내려가서 저녁을 먹어야 하므로 인터라켄 시내를 향해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Hohematte 회에마테

인터라켄 시내의 상점가 쪽을 구경했다. 인터라켄은 우리나라로 따지면 어떤 위치의 도시일까. 가장 유명한 산맥에 속한 거점도시이니 태백...? 무튼 광역시 느낌은 아닌데도 전 세계사람들이 스위스의 산악지대를 보기위해 몰려드는 도시라서 그런지 광역시에 준하는 느낌으로 시내가 잘 발달되어 있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져있는 명품 시계 브랜드 중 스위스 브랜드들도 있는데 백화점에서나 보던 시계 브랜드들이 길가에 있으니 왠지모르게 친숙한 브랜드인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가격은 현지에서도 안친숙함)

해가 아직 지지 않아 숙소에 들어가기는 아쉬워서 역 근처에 대형마트인 Migros에서 물과 간식거리도 좀 샀다. 미그로스에는 스위스에 있는 한국사람이 여기 다 모여있나 할 정도로 많이 볼 수있었다ㅎㅎ

날씨는 전혀 덥지 않았지만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일행을 위해 슈퍼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씩 먹고 가볍게 쇼핑가 둘러보며 인터라켄의 첫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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